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75
이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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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왝왝이가그곳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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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네가 원하면 영원히 있을 수 있어.’
‘다들 네가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될 거야.
그렇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거고.’
‘금방 다 잊을 거라니까.’

사라지는 것과 잊히는 것.
내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것과 남들이 잊었으면 하는 것.
사람들은 모두 내게 잊으라고 말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덕담처럼 건넸다.
하지만 그날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내가 같은 사람일 수는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기만 했다.

지하도 침수사고의 트라우마, 충격, 상처 같은 단어들.
눈앞에서 목격한 친구의 죽음. 같은 버스를 타고 가던 친구 어머니의 사망.

그들 사이에 끼여서………어디서는 다 잊고 털어 낸 여자애 노릇을,
어디서는 그날의 충격에 망가져 버린 여자애 노릇을 하면서……

'너를 위해’ 진상 조사만을 외치는 절친 호정도,
마음먹기에 따라 뭐든 이겨 낼 수 있다고 하는 아빠도,
피해자의 몸가짐 마음가짐을 은연중 기대하는 사람들도,
폭력적인 혐오와 폄하를 일삼는 사람들도..
연서를 번번이 그날로 데려다놓는다.

어느날 밤,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하천 산책로에서
왝왝왝, 울고 있는 그 소리.
하수구 아래 어둠 속에서 연서를 똑바로 올려다보는 눈동자.
소년이 있었다.
잊었던 아이,
뒤늦게서야 기억해낸 재선이..

꿈인지, 환상인지 약간은 헷갈리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서 머물며 타인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스스로의 기억마저 지우려 했던,
그곳을 발견한 연서는 옥이를 살리고 싶었고 재선을 데려오고 싶었고
스스로의 막을 뚫고 나오고 싶었다.
그리고 호정이, 혜민이와 함께 기억을 되찾기위해, 잊지않기위해,
나무를 쓰러트리기위해 삽을 들었다. 재선이를 되돌려놓아야 한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와 유가족의 기나긴 싸움과 삶을 통해
빨리 잊어버리는게 나은지, 영원히 기억하며 그날의 참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위한 애도를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던진다.
어른의 돌봄이 필요한 고등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어른보다 낫다.
모른체하지 않았고, 잊지않기위해 애썼다.
그 싸움이 외롭고 아프기도 했지만 하나둘 자각하고 기억해야 할,
어쩌면 우리모두는 지상에서 연루되어 있음을 상기시켰다.
슬퍼할 자격, 애도할 의무는 각자의 선택이긴 하지만
적어도 잊지않을 책임을 가진다면 또다른 참사는 예방할수도 있고 또다른 아픔도 덜하지 않을까.』

청소년문학소설들은 어른도 배울점이 참 많은 도서다.
읽을 기회를 주신 @munhakdongne 감사합니다.
서평단으로 협찬도서를 읽고 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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