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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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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독자2기
8년 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발표가 나오고,
그 5년후의 세계.
무대는 이사카 월드의 단골 동네 센다이로 그 북부에 있는 주거지 '힐즈 타운'의 주민들이 8편의 이야기로 등장한다.
<소행성, 운석이 날아오고 있다.
24시간후 혹은 단 몇시간안에 지구와 충돌 할 것이다.>는
전제의 영화나 소설들은 간혹 보아왔다.
공황과 도로는 몰려든 사람들로 포화상태,
도망치거나 살아내려 발버둥치는 사람들과
겸허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모습을 보았다.
근데 대체 이 소설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발표를
8년이나 남은 시점에 공공연히 한다는 설정부터가 어이없다.
사망선고를 받은것도 아니고 8년 남은 삶을
어쨌든 각자가 알아서 살아내야 하는 설정.
발표가 나자마자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세상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체념과 슬픔과 분노로 일상은 멈추고
막무가네 폭동, 살인, 강도, 방화, 사기등 온갖 범죄로 대혼란에 빠졌다.
그러기를 5년이 흐른후, 이제 남은 시간은 3년이다.
자살한 사람들, 종교에 빠진 사람들, 거주지를 떠난 사람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
어느 정도의 혼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나름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3년의 남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더 이상 돈을 벌 필요도, 장사를 지속할 이유도,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팔 이유도 없는것은 누가봐도 알 일이다.
멈춰버린 일상에서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편의시설이 사라졌다는게
더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 예상된다.
내게 남은 3년의 시간이 아니다. 지구에게 남은 3년..
과학적으로 따져보자면 지하벙커, 화성으로의 이주,
판타지스럽게는 선택받은 자들을 위한 방주...
그에 속하지 못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은 엄마를 대신해주고 남겨진 아이들을 살피고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이들을 돌보고 배려하고 나누며
하나의 무리로 결속해나간다.
어차피 죽음이 예견된 시간을 살아간다는 역설적이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 이웃을 다시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내게 남은 3년이란 시간앞에 두렵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소행성이 비켜갈지도 모를 시나리오를 예상해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돈을 벌고
이어질 삶을 희망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쩜 조금 더 나을 것같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대혼란에 빠져 일상을 이어나가기가 어렵다면,
나는 남은 삶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고민해보게 된다.
하지만 오래도록 답을 내놓을 수 없다.
끝이보이는 행복을 꿈꾸기란 쉽지 않고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어가기는 역부족이다.
담담히 죽음을 기다리는것조차 죽을 것 같은 고통이지 않을까.
기껏 자살을 선택한 바보들의 심정도 이해가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시간과 함께 흘러만 가는 나도 바보가 되는것 같다.
연체비디오를 찾으러 가는 이나, 옥상에서 망루를 만드는 아버지나
남겨진 아이들의 가짜엄마가 되어 주는 이들이 더 대단해 보일 정도다.
세상의 종말앞에 힐스타운에 남은 이들의 담담하고 따뜻한 여덟편의 이야기.
남은 3년, 아 생각하면 할수록 슬프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것이..
쉽게 “좋아하는 책만 읽다 그날을 맞이하겠다.” 고 평소처럼 말 할 수 없을 것 같다.
@somymedia_books 서포터즈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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