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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 지느러미 ㅣ TURN 1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평점 :
#입속지느러미 #서평후기
#조예은
#한겨례출판
[하얗게 빛나는 타인의 갈비뼈, 붉은 웅덩이, 다소곳한 머리 그리고......비늘.
아름답게 반짝이는 비늘이 떠올랐다. 오래전의 일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되지 만은 않았다.]
바닷가, 파도에 흔들리는 배안에는 누군가 뜯어먹은
얼마남지않은 인간의 시체 찌꺼기와
핏물이 가득한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섬뜩하다. 무섭다. 잔인하다.
9급 교육행정 국가직 최종면접을 마친 선형에게
민영 삼촌의 사망소식이 전해진다.
서울 동대문구의 수족관 골목 낡은 2층짜리 건물.
물품정리를 조건으로 선형에 증여하겠다는 민영 삼촌의 유언.
대학2학년 가입한 작곡 동아리에서 만난 경주,
선형은 경주의 목소리를 사랑했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경주가 불러주길 바랐다.
그런 경주는 얼마후 유학을 가겠다며 밴드활동을 버리고 떠났다.
더이상 선형이 만든 노래를 불러줄 사람이 없었다.
<민영수족관>
건물전체에 밴 물비린내, 썩은 물과 죽은 물고기가 방치된 채였다.
삼촌이 남긴 지하실 열쇠, 찰박거리는 소리, 혀가 잘린 인어!
📒삼촌이 남긴 노트.
✒️2018년 6월 7일 . 피니는 잡식성이다. 일단은 그렇다.
✒️피니는 해수어로 적정 온도 26~28도를 유지해야 하며 PH는 8. 조명은 푸른색이 좋음. 폐호흡과 물 밖 생활이 가능하지만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물잡이를 해주는 것이 좋다.
✒️폐사 조심. 어류가 아닌 상반신은 일반의약품으로 응급치료 가능.
하반신은 세균 감염 시 염도를 맞춘 물에 약품(옴니쿠어산, 옥시마이신, OTC)을 풀어서 치료.
✒️장마철이 되면 식성이 변함. 다룰 때 주의.
전설속 미지생물인 인어, 사이렌의 목소리를 소재로 그린 판타지소설이다.
피니의 노래는 다른 세상, 다른 차원의 음율이었다.
피니의 노래소리를 들은 민영삼촌과 선형은 이미 현혹되었는지도. .
밀수와 경매로 얻은 혀잘린 인어를 위한 민영삼촌의 선택.
삼촌과 닮은 선형은 자신의 노래를 인어가 불러주길 위해 하게 된 선택.
음원 저작권에 대한 선형의 선택, 그리고 경주의 선택.
인간의 욕심과 소유욕에 대한 통찰을 하게 된다.
미지의 생물체인 인어가 마냥 아름답게 사랑스럽게만 그려지지 않았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삼촌의 선택, 현실에서 자주보이는 경주의 선택..
그리고 선형의 선택에는 동의하는 바이나 인어의 선택역시 의아하다.
조예은 작가의 소설은 역시 이맛이다.
칵테일, 좀비...를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입속 지느러미는 더 좋아하리라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