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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
트래비스 볼드리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따뜻한 공간을 꿈꾸는 오크의 카페에서 일어나는 작은 모험에 대한 판타지. 「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의 표지와 설명을 보고 따뜻한 카페에 손님들이 찾아와서 꿈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판타지물이라고 생각하였다. 책을 중반까지읽으면서도 이 곳이 마을 주민들의 상담소 및 해방구가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책의 절반을 조금 넘으면서 이 책은 요정과 오크, 마법과 모험이 있는 판타지와 함께 현대인들이 위로를 받는 '카페'라는 공간을 결합시킨 이야기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마법과 여러 종족이 있는 '판타지'와 사람들에게 우정과 사랑, 위로를 주는 '따뜻한 편안함(cozy)'을 담고 있는 코지판타지물 장르, 「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이다.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은 완전한 판타지물이다. 그것을 턱하니 보여주는 부분은, 주인공인 비브는 오크라는 것이다. 오크 비브는 피냄새 나는 과거를 뒤로 하고, 카페를 연다. 하지만 카페를 여는 마을의 사람들은 '커피'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비브는 커피가 무엇이냐고 묻는 주변인들에게 씨익 웃으며 직원을 모으고, 의도하지않게 동료를 얻기도 한다. 그러면서 메뉴판은 점점 늘어나면서 카페는 비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안식처가 되는 동시에 마을주민들이 즐겁게 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렇게 평화롭기만 한 책이 아니다. 비브가 숨기고 있는 스캘버트 돌과 그의 과거의 인물들, 그리고 동네에서 '수수료'를 떼는 존재들이 위협으로 존재하고 있다. 판타지물이 가지고 있는 극적인 모험, 죽음, 전투는 없다. 하지만 위협과, 실제로 커피숍을 무너뜨리는 사건이 있다. 전쟁과 전투는 비브의 과거 속에 있지만, 이것은 과거일뿐이다. 책은 종족끼리의 싸움과 피비린내나는 모험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함 아픔을 뒤로한 오크가 따뜻한 안식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직원이나 손님으로 있는 수많은 종족들(서큐버스, 엘프, 드워크)이 모인다. 그 속에서 서로 경계를 하기도 하고, 편견도 가질 수 있지만 비브의 카페에서는 모든 이를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커피'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듯이 다양한 종족이 서로 모여서 아우러진다.

이렇게 「비브의 카페를 아시나요」는 완전한 판타지물로 그 속에 긴장감과 역경이 있지만 이 책은 다른 판타지물과는 또 다르다. '마법'과 '모험'보다는 여러 종족이 모여서 하나의 카페를 꾸려나가며 그 속에 하나가 되는 따뜻한 모습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할 수 있지만 입간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메뉴에 대하여 고민하고 서로 자발적으로 할 일을 찾는 모습에서 우리는 위로를 얻을 수 있다. 특히나 이야기가 극에 달았을 때 그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에서 우리는 비브의 카페가 단지 사장과 직원이 존재하는게 아닌 '하나의 가족'이 만들어내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