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영화관 북멘토 가치동화 6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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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해 보이는 "수상한 시리즈"

아이와 나의 눈에 '수상한 시리즈'가 눈에 띈 것은 아이가 막 신비아파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였다. 다양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밤에 잘 때 발을 덮어야한다는 둥, 혼자 화장실 갈 때 뒤에 누가 있는 것 같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던 때랑 귀신 이야기가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수상한' 시리즈를 보면서 이것은 귀신 이야기라 생각하고, 아이에게 저 책은 무서울 것 같으니 보지 말자고 하였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웃긴 이야기지만 나의 오해가 터무니없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 표지를 보아도 책 뒤의 설명을 보아도 너무 수....말이다. 공포에 떠는 아이들, 으스스한 배경, 그리고 책의 설명은 늘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없어지는데" 등과 같은 음침한 사건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책을 빌려왔고 같이 그 책을 본 나는 박현숙 작가에 푹 빠졌다.


 「가치동화」인 "수상한 시리즈", 사회를 노래하다

이 시리즈의 '수상한'은 페이크였다. 마치 무서운 이야기인듯 하면서 사실은 사회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책이었다. 아니, 어쩌면 무서운 이야기는 맞다. 하지만 그것은 무서운 귀신이 아니라 무서운 사회이다.  분명 나와 같이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있을 것 같은데 꼭 그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가치동화'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은 이유가 있다. 정말 그야말로 사회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해볼 시간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수상한'이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을 끌고, 정말 '수상하고 으스스한 사건'으로 아이들을 몰입하게 만들면서, 우리가 평상시 때 생각하기 어려운 '사회적인 문제' '사회적인 약자', '사회의 음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책들은 '거짓말하지 말아요' '친구와 같이 놀아요' '틀려도 괜찮아요' '도둑질하지 말아요' '욕하지 말아요' '노력하면 되요'와 같은 가치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박현숙 작가의 "수상한 시리즈"는 다르다. 어려울 수 있지만 너무 중요한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한다. 가정폭력, 유기견과 유기묘, 왕따, 사교육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도 놀이터에 있는 수상한 할아버지, 고물상 할머니, 이혼한 가정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을 내세워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내용전개와 마치 탐정물과 같이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결국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게해주는 책, 아이들도 부모님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오래된 극장, "수상한 영화관"

이번에 나온 수상한 영화관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번에는 특히나 SNS로 유명한 거리와 으스스한 분위기로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100년된 분식집과 오래된 건물들은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유명한 거리와 왜 이리 으스스할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시작부터 이야기에 몰입을 하게 된다

물론, 수상한 시리즈를 읽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아무리 으스스하고 무서워도 귀신의 소행은 아니라는 것을. 귀신이 나와서 모두를 놀래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으스스한 배경으로 더욱 긴장감을 가져온다. 귀신이 나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지만 꼭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 도대체 이 거리에 무슨 사연이 있을까? 이 영화관에 무슨 비밀이 있을까?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계속 궁금해진다 

 

이야기의 주제가 나왔을 때는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주제를 찾아보지 말고, 이야기를 찾아보지 말고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주제로 아이들의 책을 쓸 생각을 한 박현숙 작가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실 이번 책은 어떻게 보면 어른들이 훨씬 더 공감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주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나와 같이 편협하게 '너희는 아직 어리니까 몰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도 우리 사회에 있단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박현숙 작가의 힘이자 '수상한 시리즈'의 힘인 것 같다

그 어떠한 논술수업보다 가치있고, 아이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욱 힘있게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시리즈 책의 경우 이야기가 거듭될 수록 억지수러운 부분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수상한 시리즈는 갈수록 좋고 읽을 때마다 놀랍다. 이번에도 역시나 긴장하고 웃고 감동하고 감탄하는 책이었다.

 

[도치맘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받고 쓰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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