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 - 장경동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힐링 에세이
장경동 지음, 홍전실 그림 / 아라크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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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장경동 드림'

책의 표지 뒤에 곱게 적힌 글귀를 보니 이 책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어렵풋이 다가온다. 나이를 더 먹으면 나역시 그렇게 느끼게 될까? 분명한 것은 10대와 20대의 나와 지금은 나는 다르다는 점이다. 너그러워졌다고 해야 할까? 꼭 집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던 어린 시절의 나와는 달리 지금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허허 웃으려 애를 쓴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에 대해서도 처음과는 꽤 달라졌다. 앞으로도 더 달라지겠지만 사실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결코 둘만 사는 삶이 아니기에 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신경써야 할 것도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데 그게 마음만큼 수월하지 않다. 어쩌면 그 노력하기 보다 곁은 떠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장경동 목사가 전하는 메세지는 일단 잔소리긴 하지만 웃음이 있다. 그래서 본인의 상황을 적용하기도 어렵지 않다. 짧고 웃을 수 있다는 점, 그 것만으로도 결혼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는 책보다 편하게 다가온다. KBS의 아침마당이나 여러 방송에서 익숙한 '목사님'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굳이 책에서 강요하지 않는다. 비종교인도 책을 읽는 데 있어 결코 불편함이 없다. 


어쩌면 누구나 아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다 아는 내용인 데 굳이 뭐하러 책을 읽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모두 행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인상 깊은 구절을 하나 소개하련다. 왜 외출할 때 편히 나서지 못하고 부부간에 불편함을 만드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현실적인 대화를 들어보자. 



(중략)

 

 



맞다. 정리할 것 투성이다. 음식물 쓰레기도 나가면서 치워야 하고 애들도 챙겨야 한다. 짐이 어수선하면 그것도 좀 정리해야 나설 수 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남자들은 겨우 자기 옷 챙겨 입고 누워서 휴대폰이나 쳐다보기 일수다. 애 옷이라도 입히라고 하면 무슨 곳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줘도 모른다. 외출같은 거 안하고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같이 살아야 한다. 같이 산다고 약속했으니 지켜야 한다. 숙제도 아니고 짐도 아니다. 한 평생 곁을 지켜주는 이가 부모 이외에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면 그게 바로 배우자인데 싸워서 뭣하겠는가. 사람인지라 감정이 상하면 불편한 관계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감정이 상한 채로 긴 세월을 견뎌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장경동 목사는 그래서 결혼을 하면 괴롭고 안하면 외롭다고 했나보다. 

부부관계에 대한 따스한 잔소리가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법륜스님과는 달리 실제로 살아본 인생 선배의 경험치가 고스란히 묻어나니 한 번 쯤 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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