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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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서는 분명히 있었다. 사랑은 '호르몬의 농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안다. 발전하는 과학과 의학의 흐름에 맞춰서 그 내용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사랑 호르몬의 유지 기간이 900일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 의미로 사랑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 건 노력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우정은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다. 문화적으로 친구를 귀하게 여기고 아끼는 내용이야 수두룩하지만, 개개인이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면서 우정은 뒤로 밀린다. 비단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영미권도, 다른 문화도 가족이 먼저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우정에게 과학이 드디어 힘을 보여주었다.



우정이 단순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있는 관계 유지성 감정에 지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정의 과학>은 우정을 진화론점인 관점에서부터 시작한다. 우정은 생존의 필요조건이 아니라 필수불가결이었다고. 그리고 정보 교류가 인간이 영장류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전에 생존의 여부를 결정할 만큼 중요했는데, 이는 가족 언저리에서 해결하기에는 무리였다는 것이다. 맞다. 아는 사람이 다른 부족에 있고, 교류가 가능하다면 이는 단순히 사무적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친구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사회적인 영역에서도 우정의 힘은 보인다. 사춘기에 부모나 양육자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또래 집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도 우정에 대한 DNA가 인간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파악한다. 가족이 아니어도 사람이 기대고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친구 아닌가. 그걸 배우는 기간이라는 의미다.



<우정의 과학>은 446쪽의 두꺼운 책이다. 그 안에는 홀대받았던 우정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가족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이루고 사회를 구성해서 사는 인간의 특성상 친구도 큰 의미다. 나이 들어서 친구가 배우자보다 우선이라고 하지 않는가.



책을 읽고 나니 연락이 뜸해졌던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해진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벗으로서 함께 공유한 시간에 대해서 떠올리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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