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웅진 우리그림책 75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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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급하지도 그렇다고 느긋하고 차분한 성정도 아니기에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 어찌해야 하는지 갈팡질팡할 때가 많다. 함께 자라는 형제로 인해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아이는 자신이 잘 못한다고 시무룩해 한다. 한 살 두 살 해가 갈수록 간격을 정확히 느껴서일까,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그래서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달팽이> 내용이 짐작이 되지만 덕분에 찬찬히 읽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나지막이 읽어주었다. 그림도 천천히 보고 책장을 넘겼다. 갑자기 아이가 울먹거린다.

엄마, 슬퍼요.
응? 슬퍼요? 왜 슬퍼졌을까요?
그냥 슬퍼요. 나만 두고 가잖아요.

눈가가 그새 발그래해진다.

요새 자기만 두고 가지 말라고 자주 말한다. 어딜 두고 간 적도 없는데 무서웠나 보다. 그리고 그 장면을 책에서 보니 감정이입이 된걸까. 아이를 토닥이면서 그런 일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그다음 책장을 넘기면서도 아이는 환하게 웃지 못한다. 아직은 기다림에서 마주하는 즐거움은 어려운가 보다.

시간이 지나 아이가 자라서 다시 읽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눈물을 보이며 감정을 여과 없이 보였던 지금이 그리워질까? <달팽이>는 천천히 걸어도 그 길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해준다. 한 땀 한 땀 그린 그림이어서일까 특별히 다독이지도 과도한 설레발을 보이지 않고도 마음을 전한다. 만나서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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