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지는 병, 조현병 -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황상민 지음 / 들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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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황, 황상민 전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종신교수의 신작 <만들어지는 병, 조현병>은 재밌다. 현대 의학의 기반인 증거실증주의를 확인할 수 없는 조현병 진단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 몸이 아프면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한다. 그러면 마음은?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은 왜 아프지? 마음이 아프면 어디를 가야 하지? 마음도 병원에 가야 한다면 마음은 몸의 일부분인가?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뇌에서 발생한다고 확신한다면 뇌가 마음인가?



본디 조현병은 정신분열증이다. 영어로 찢어진, 깨진 마음을 그대로 번역한 정신분열증이 제대로 증상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어에서 주는 불쾌감을 줄이고 싶었는지 학계에서 지속적인 노력으로 변경했다. 조현병이든, 정신분열증이든 뭐든 이 병은 자기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의 아픔이다.



황 교수가 이의를 제시하는 부분은 이 병의 진단 과정이다. 뇌에서 발생한 병증이라면, MRI(자기공명단층)를 통해서 해당 부분의 이상 발생으로 인한 병증인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 의한 진단은 크게 5가지 이상행동 중에 2개 이상 해당이 되면 조현병으로 의사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마음이 아프면 왜 아픈지,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진단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지 단계를 밟아야 할 텐데 현실은 뇌의 질환을 강력히 믿고, 약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한다. 그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은 약에 점점 더 의존하며, 완치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들린다.



병의 원인을 모르면 치료가 어렵다. 감기처럼 감염 경로를 정확히 알지 못해도 자연적으로 몸에서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병증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현대 의학에서 약에 의존하도록 시스템화되는 현실을 황 교수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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