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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은 감상을 적다 보면 그리 대단한 글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에도 딱 맞는 어휘가 떠오르지 않아 이리저리 돌려서 쓰기 일쑤다. 글로 먹고사는 직업이 아니니 천만다행이지 만약 그랬다면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게 분명하다. 나름 어휘에 대해서는 아주 모르는 수준은 아니라고 여겼는데 매우 부적절했음을 이 책, <어른의 어휘력>을 통해 무섭게(?) 배웠다.
입시를 제외하면 모국어의 어휘 증진을 위한 암기는 따로 하지 않을 터, 당연히 기억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건망증이 아니라 모르는 거라는 저자 유선경의 지적은 피하고 싶지만 명확한 사실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잊힌다. 사람도 눈에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데, 생각을 하고 애써서 익혀야 하는 글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저자 유선경은 30년째 글을 쓰는 작가다. 그리고 다독가이기에 숨을 쉬듯 글과 함께 한다. 덕분에 <혼불>을 읽는 것도 아닌데 에세이에서 모르는 어휘가 툭툭 튀어나온다. 비단 이번 <어른의 어휘력>만이 아니다. 이전의 책들도 내공이 느껴지는 단어의 등장이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표시해 둔 주석을 보며 아는 단어에 아는 뜻이면 기뻤다. 마치 문제를 풀고 채점하는 기분이랄까. 생경한 어휘도 수두룩이지만 그와는 달리 알고 있는 것과 다르거나 약간의 느낌이 다른 뜻도 있었다. 이렇게 단어의 뜻을 설명해 준 주석이 고마운 책이 또 있었을까 싶다. 역시 다독가의 면모가 느껴진다.
<어른의 어휘력>은 직접 손에 펜을 쥐고 표시하면서 읽어야 맛이다. 에세이가 분명한데도 뿌듯해지는 느낌이라니 다른 책에서는 연결 짓지 못했던 부분이다. 순서대로 꼭 읽지 않아도 좋다. 골라서 읽어도 모르는 어휘가 짜잔 등장한다. 만약에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어휘를 다 안다면 아마도 전문가가 아닐까?
어휘력을 늘리는 게 무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나의 세상은 언어의 한계만큼이나 작거나 크다고. 두리뭉실 넘어가는 표현은 생각도 그렇게 뭉퉁거려진다. 어휘력은 학습의 연장이 아니다. 세상을 살면서 필요한 소통의 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