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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89
에밀리 브론테 지음, 전승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4월
평점 :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저자) 열린책들(출판)
폭풍의 언덕은 그 당시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20세기에 들어 지금까지도 고전으로서 위대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가 에밀리 브론테는 아일랜드인 목사인 아버지로 두고 샬럿과 앤의 자매로 자라며 아버지의 날카로운 감수성과 강한 의지 냉정함을 자매 중 가장 많이 닮음으로써 작품에서도 그녀의 성격이 엿보이곤 했습니다. 30세의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의 작품 폭풍의 언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은 학창 시절에도 듣고 읽었을 만큼 또다시 이 작품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는 그 시절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세월은 흐르고 수많은 폭풍들을 걸쳐온 독자로서도 이 작품은 새롭게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폭풍의 언덕 주인 언쇼는 리버풀에 갔다가 한 소년을 데려오게 되죠.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이 소년을 힌들리와 캐서린 남매는 경계하며 낯설어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죠. 그의 이름 히스클리프.고아였던 그의 삶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요?
워더링 하이츠 라는시골 언덕위의 저택에서 살게 되면서 이 집의 딸 캐서린 언쇼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행복한 결말을 가져다 줄까요? 둘의 사랑이 가져올 비극은 결국도 집안을 파멸시키고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까지 또한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으로 히스클리프의 광기 어린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한 남자와 여자의 불운한 사랑에서 시작되었기에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더링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모습을 표현한 형용사라고 합니다. 인생에 있어 잔잔한 파도만 치면 좋으련만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기에 폭풍의 언덕은 어쩌면 삶의 표현이라도 할 만큼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가히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함과 맑은 두 영혼을 말하고 있는지도 말입니다.
또한 언쇼의 아들 힌들리의 마음 또한 친아들인 자신을 뒤로한 채 고아인 히스클리프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그의 처지 또한 안타까웠으며 이미 폐인이 되어버린 힌들리에게 복수라도 하듯 도박에 빠지게 만든 히스클리프는 어릴 적 자신을 학대하며 불행하게 했던 복수를 먼 훗날 힌들리에게 하게 됩니다. 결국 힌들리는 알코올 중독으로 죽게 되고 그의 아들 헤어턴에게 또다시 앙갚음하는 히스클리프를보며 사람이 이토록 한이 맺히면 잔인할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누구보다 사랑에 목메었을 히스클리프는 어쩌다 이렇게 광기 어린 인간으로 변해버린 것일까요? 폭풍의 언덕 그곳의 주인은 누가 될까요?
파도가 치고 또다시 커다란 파도가 몰아닥칠 때 인간은 그 파도를 무사히 넘기 위해 노력합니다. 폭풍의 언덕은 어쩌면 인간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애증 그 결핍함이 만들어낸 소설이지 않을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죽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에 서로에 대한 사랑의 존엄함과 집착들은 인간에 대한 닿지 못할 욕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짧은 인생을 무명으로 살다간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으로 사랑 슬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나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