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환상서점』

소서림(저자) 해피북스투유(출판)

예전 같지 않게 요즘은 오디오북이며 e북이며 책을 접하는 경로도 다양하다. 그런 와중에 너무도 읽고 싶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밀리의 서제 종합 베스트 1위를 차지할 정도에 많은 독자들이 종이책을 원했기에 출간되었다 하니 그 재미가 얼마나 더할까 싶었다. 독서를 하면서 다양한 책을 접한다. 하지만 가끔은 현실 세계가 아닌 환상 속 세계를 꿈꾸기도 한다. 환상 서점은 많은 독자들의 꿈을 조금 더 다양하게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소설 속 주인공 연서는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 다니던 회사도 관두며 여러 출판사에 메일을 넣어보지만 늘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 어느 날 산에 올라 길을 잃고 헤매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연서를 우연히 외딴 숲속에 있는 환상 서점 주인 서주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곳은 일반 서점과는 다르게 으슥하지만 왠지 어릴 적 할머니가 동화 속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은 분위기 속에 언제든 쉬어갈 수 있고, 책을 사지 않아도 되며 손님이 원하면 서점 주인인 서주의 낭독을 감상할 수도 있는 곳이다. 서점 주인이자 이야기꾼인 서주는 그렇게 기다리던 손님 연서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냐며 자신이 쓴 책 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현실 속 연서와 환상 속 이야기 주인공들이 오버랩되며 이야기는 신기하기도 하고 슬프고 무섭기도 했으며 기묘했지만 마치 서주의 목소리는 동화세계에 들어온 기분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어갔다. 아마 연서도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연서도 나도 서주의 손님이 된 기분이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 우연히 환상 서점에 들어갔지만 그 이후 서주의 무서운 이야기를 듣겠다며 매번 서점을 찾아가는 연서 그때까진 알지 못했다. 연서는 서주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귀신처럼 하얗고 투명한 피부의 냉기를 가진 서주에게 호감이 있어서 환상 서점을 찾는 것일까?

서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교훈이라도 있듯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었지만 결국 인간은 자신의 탐욕과 태만 오만함 등으로 후회 속에 삶을 살아가며 깨우침을 알았을 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서주의 이야기를 통해 말해주는듯하다.

살면서 인간들에게는 수많은 일들이 펼쳐진다. 있을법한 일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 어쩌면 옳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난 환상 서점을 통해 다시 느꼈다. 본디 사람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거늘 더 많은 것을 원했던 한 소년의 이야기는 연서가 느끼기에도 가혹했듯 나 또한 그랬지만 이 이야기로 인해 저승과 이승이 만나려야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이랬기 때문에? 다시금 난 소설 속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현실 세계에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서주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다시 꿈꿀 수 있는 시간을 또 누군가에게는 삶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이야기에 빠져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려졌기에 끝내 잠을 이룰 수 없게 만든 건 환상 서점이 내게 준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따스한 봄날 퇴근 후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어김없이 들려오는 휴식 같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