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이와이 순지(저자) 하빌리스(출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히 묻어나는 러브레터는 이 겨울날 더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소설은 후지이 이츠키가 등산을 하다가 조난 사고를 당한 지 2년이 지난 어느 기일을 시작으로 자신과 결혼하기로 한 사람을 떠날 수 없었던 후지이 이츠키가 그의 집에서 발견한 졸업앨범을 보며 장난삼아 옛 주소로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 날아오면서 여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닮은 두 여자가 각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하게 된다.
편지 한 통으로 시작된 인연은 죽었다고 생각했던 이로부터 답장을 받게 되자 어쩌면 그가 정말 자신에게 편지를 썼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못했던 와타나베의 모습에서 그녀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동명이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학창 시절 이츠키가 반에 두 명이 있었단 걸 알게 된다. 와타나베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학창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이츠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하게 되고 이츠키는 자신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편지로 써주게 된다. 특히 책을 좋아했던 두 남녀. 학교 도서부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겼던 남자. 하지만 책 뒤의 대출 명부 그 이름이 자신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과 같았던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이름이었다면...?
뜻하지 않게 옛 시절을 추억하게 된 그녀의 마음은 어떨까? 그러면서 학창 시절 이츠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도서를 도서부 후배들이 가져와 대출표 뒤 자신의 초상화를 발견하고 자신을 좋아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와타나베는 자신을 좋아해 주었던 아키바의 진심을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죽은 자신의 약혼자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했던 여자와 자신이 닮았기에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그는 정말 그런 것이었을까? 자신이 짝사랑했던 사람에게 끝내 말하지 못하고 이사를 가버린 이츠키는 그 후로도 그녀를 잊지 못해 그녀와 닮은 여성을 보자마자 사랑해버린 것일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더니 러브레터는 어쩌면 한 남자의 아련한 첫사랑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추억하는 편지를 통해 알게 되었고 결국은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던 그녀에게 마지막 그녀의 모습을 그렸던 것이 진정한 러브레터가 아니었을까? 이런 저런 상상속에 어렴풋이 나의 첫사랑이 떠올랐던건 왜일까? 학창시절 나 또한 마음속에 담아주었던 학생이 있었고 그것이 이루어졌을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함께했다. 소설에서 서로가 서로를 마음속에 담아두는 인물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이 겨울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추억하고 싶다면 영화보다 더 섬세하게 다가올 러브레터를 읽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