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4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저자) 휴머니스트(출판)
1946년 출간되어 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보리스 비앙의 소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소설 중에서도 거의 야설일 정도로 흥미로움이 절정에 이르렀던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세 번째 시리즈 질투와 복수를 주제로 이번 다섯 작품 중 가장 내 시선을 끌었던 제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극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깨우쳐줄 그 무언가를 찾아서 난 책장을 펼쳐야겠지? 문학적 견지에서 볼 때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것에 관해 호평을 하든 악평을 하든 상관없이 작품에 관해 말한다는 저자의 인터뷰에서처럼 어쩌면 내가 만난 문학작품 중 인간의 또 단면을 철저하게 보여준 끝판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선택의 몫은 늘 자기 자신이 될 테니 말이다
.
인종차별로 인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만 했던 아니 그보다 더 잔혹한 일들을 겪어야만 했던 그래서 더 복수심으로 가득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금발에 하얀 피부지만 주인공 리 앤더슨은 흑인의 피가 흐르는 혼혈! 그의 남동생은 죽임을 당하고 까만 피부의 그는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그런 그에게 남동생의 죽음은 백인들을 향한 분노로 향했고 그렇게 미국의 한마을에 들어간 앤더슨은 천천히 자신의 복수를 계획한다. 미국 남부의 벅스턴에 서점 관리인 일을 하면서 그는 복수의 대상자 백인 여성들을 물색하는 그 과정에서 파티에서 만난 상류층 가문의 애스퀴스 가의 두 자매를 성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는데....
주인공 앤더슨 너무 변태스러운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책장이 넘어간 이유는 두 자매를 향한 아니 어쩌면 백인 사회를 대표했던 그녀들을 향한 복수심은 혼혈인 그에게 어쩌면 인종차별에 대한 아픔으로 인한 칼날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살인만이 그의 복수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 무엇으로도 정당할 수 없는 그의 복수 방법이 사실 안타깝긴 어쩔 수 없나 보다. 자신은 혼혈이지만 백인의 피부를 갖고 금발이었기에 평범한 대접을 받았지만 자신의 가족들은 까만 피부였기에 죽임을 당했으니 그의 증오심은 더 커졌으리라... 백인들의 인종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삶이 그에겐 너무나 괴로웠을 테고 역겨웠을 것이며 추악함까지 느꼈을 테니 말이다. 나와 다르게 생겼다 해서 나와의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그들도 인격을 가진 사람이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아직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아픔이다!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이 영화화가 될 만큼 보리스 비앙의 소설은 논쟁의 대상이 되었기에 충분했고 작품의 해석을 두고도 충돌했었던 보리스 비앙! 차별자인 백인에 대한 증오에 불타는 흑인 청년 앤더슨의 잔혹한 복수를 그린 이야기는 대중의 호평을 받았지만 저속한 폭력 소설로 규탄되어 법정 소송까지 벌였다고 하니 당시 보리스 비앙의 소설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을지 짐작할 수 있다.
여전히 20세기 프랑스 누아르 소설의 고전으로 손꼽히며 인종이나 계급의 차별 문제를 예리하게 다룬 휴머니스트의 세계문학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제목만큼이나 내게 강렬한 소설로 기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