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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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허먼 멜빌(저자) 현대 지성(출판)

모비딕은 1820년 11월 20일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포경선 에식스호가 거대한 수컷 알비노 향유고래에게 공격당해 침몰한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사나운 고래로부터 탈출한 21명의 선원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식량부족으로 살아남기 위해 죽은 동료 선원들의 인육을 먹는 등 비극적인 스토리에서 멜빌은 영감을 얻고 한때 고래잡이 선원이었던 작가 허먼 멜빌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창작된 소설이며 미국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모비딕은 장편소설로서 산문의 깊이와 아름다움,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철학적이고 종교적이며 비극적인 대서사시로 19세기를 대표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그만큼 작가 허먼 멜빌의 사상과 독보적인 예술성이 모비딕을 한층 더 영문학의 대표작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 135장으로 매우 긴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소설의 진행 부분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장마다 포경 밧줄 ,고래 그림, 돛대 꼭대기, 나침반과 바늘, 구명부표 등 고래와 포경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고래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게 되었으며 가독성이 무척이나 높은 소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모비딕은 바로 길이 26m, 몸무게가 80톤이 넘는 늙은 수컷 알비노 향유고래와 페루의 사납기로 유명한 모카딕(Mocha Dick)이란 거대한 흰 고래를 보고 작가가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이빨 고래의 이름인데 소설 속에 나오는 흰머리 향유고래 이름, 모비 딕(Moby Dick)은 `거대한' 이란 모비(Moby, 대물)와 남자의 성기를 일컫는 딕(dick)의 합성어로 실제 에식스호를 사납게 공격한 늙은 수컷 알비노 이빨 고래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소설 한 편 안에 상징주의와 자연주의, 진지한 철학적 탐구와 모험소설의 흥미를 모두 쓸어 담은 허먼 멜빌의 작품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멜빌만의 가치를 담고 있었으며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힌 한 인간의 투쟁과 파멸을 그린 전율적인 모험소설이자 최고의 해양문학, 미스터리와 공포가 충만한 미국식 고딕소설이며 뛰어난 상징주의 문학 또는 자연주의 문학으로 다양한 각도로 해석되고 평가되는 작품이니만큼 모비딕이 주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모비딕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소설 속 주인공 이슈메일 그의 첫마디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잊을 수 없을 것이며 아마도 모비딕의 대표적인 말이 아닐까 싶다. 기독교권에서 이슈메일이라는 이름은 추방자, 쫓겨난 자를 의미한다. 그가 왜 이런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소설의 처음부터 화자로서 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해답은 아마도 소설 마지막까지 읽어보면 알게 되리라.

모비딕은 어쩌면 우리가 속한 사회나 집단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인간의 삶이라는 게 한평생을 쉬지 못하고 각자의 삶에 노력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될 우리의 인생에 포경선에서의 작업은 그런 인간들의 인생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에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멜빌은 다양한 인종의 선원들이 배 안에서 힘을 합쳐 고래를 잡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종 차별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또한 이것은 지금 사회가 점점 다문화 사회로 변하는 현시대에 시사점이며 모비딕이 주는 것은 단순히 고래이야기가 아닌 인간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이 책을 읽은 나로서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가는 것은 에이해브가 아닌 화자 이슈메일이다. 이슈메일은 에이해브 선장이 이끄는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하여 흰 고래 모비딕을 쫓는 항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다. 어쩌면 이슈메일은 세상을 향해 일침을 가하고 외침을 부르짖는 작가 멜빈이 아닐까? 세상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그 진실들 앞에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은 파멸을 맛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그들은 인간의 욕심 앞에 파멸 속 진실을 외면하며 똑같은 만행들을 저지르며 살아간다. 자신의 다리를 잃게 한 흰 고래 모비딕에 대한 복수심으로 시작된 선장 에이해브의 잔인함이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까? 그런 선장과 함께 배에 오른 선원들은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소설 속에 상징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있는 모비딕! 그만큼 소설이 시사했던 것도 많았기에 나 또한 나만의 모비딕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었다. 또 다른 나만의 인생 책을 찾고 있다면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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