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러블 스쿨보이 1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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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1』

존 르카레(저자) 열린책들(출판)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존 르카레 그는 실제로 영국 첩보원 활동했었고 첩보 소설은 아마도 그의 직업적 영향이 컸으리라고 생각된다. 첩보소설은 처음이지만 007시리즈를 너무나 재미있게 즐겨봤기에 존 르 카레 작품 역시 기대를 안고 읽어보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존 르 카레는 007을 끔찍이도 싫어했다지... 그래서 만들어낸 새로운 스파이 인물이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한다.

오너러블 스쿨 보이는 카를라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며, 전작 핑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직후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한다. 그리고 카를라 3부작 중 가장 긴 소설이기도 하다. 1977년 출간된 소설이지만 이토록 현실 세계와 맞물려 깊고 진하게 울림을 줄줄이야 첫 장을 넘길 때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첩보요원으로 스파이 활동을 하며 소설가로도 살고 있던 그는 생활이 소설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그렇게 카를라 3부작이 완성되었다. 그중 원제는 <The Honourable Schoolboy>이기도 한 오너러블 스쿨보이! 이제야 읽게 되다니!

핑커 테일러에 조역으로 등장했던 기자 겸 첩보원 제리 웨스터비가 오너러블 스쿨보이의 주인공이다. 화려하기만 할 것 같았던 스파이의 존재와는 다르게 어딘가 모르게 현실에 직시하여 조직문화의 비인간적인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며 조지 스마일리와 제리 웨스터비의 이야기는 어느덧 과연 삶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선택의 연속에 그 한계치를 깨닫게 되는 그 무언가와의 긴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도 어쩌면 가장 큰 조직 안에서의 개개인으로 이루어졌을 테도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스마일리와 웨스터비는 마치 한 몸 같다. 어쩜 이리도 환상적인 조합인지...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하나! 그것은 바로 아직도 진행 중인 아니 여전히 진행될 사회 부조리가 아닐까? 생각하면 할수록 이런 불합리한 일들이 계속 이뤄질 거란 생각을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돈 앞에 장사 없다더니 결국 돈 앞에 무너지고 마는 것일까? 오너러블 스쿨보이 내가 재밌게 읽은 이유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에서 무엇보다 너무나 생생하게 인간의 다양한 모든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든 어딘가에 늘 존재할 것만 같은 스파이. 그들은 이제 우리 삶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스파이 소설이 이렇게 현실감 있게 다가온 적이 또 있던가? 전쟁지역을 직접 취재하며 쓴 소설이었기에 그만큼 존 르 카레는 더 섬세하고 세밀하게 작품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1부작을 읽어보았으면 좋으련만 2부작을 먼저 읽어도 흐름은 대충 알듯했다. 러시아 스파이를 색출한 스마일리는 영국 정보부의 수장이 된다. 그는 카를라가 남긴 흔적을 쫓아 홍콩에서 벌어지는 돈 세탁에 주목하면서 러시아 자금이 홍콩의 유력 인사 드레이크 코에게 모여드는 것을 확인한다. 그는 임시 공작원이자 아시아 전문 기자 웨스트비를 홍콩으로 파견했지만 웨스터비는 왠지 사건 속으로 가까워질수록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면서 점점 상황은 안좋아지는데...

오너러블 스쿨보이, 과연 2권에서도 현장에 있는듯한 생생함이 계속 이어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이유는 소설이 외면할 수 없고 부정할 수 없는 현실같이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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