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고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인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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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삐』

프랑수아즈 사강(저자) 페이퍼로드(출판)


단연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지 오래다. 내가 처음으로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접했던 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그 이후 그녀의 작품은 줄곧 내 시선을 떠나지 않았다. 열아홉 살에 『슬픔이여 안녕』으로 프랑스 문학 비평상을 받은 그녀의 스물아홉 번째 신간도서 황금의 고삐를 만나게 되었다. 유독 다른 작가들보다 사랑과 욕망 인간의 고독을 더 냉철하고 깊이 있게 다루는 그녀의 책이 이번 황금의 고삐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들었다.


황금의 고삐는 한 인간의 욕망을 낱낱이 보여주며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부부들에게 과연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삐 왜 그녀는 고삐라는 단어를 택했을까? 황금은 그야말로 눈마저 부시다. 그런데 고삐이다. 다소 부정적인 단어로 다가오는 이 단어가 어떻게 독자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 더 궁금해졌다.


로랑스는 가난하고 무명 음악가인 남편 뱅상의 아내이며 그녀가 고삐를 쥔 인물로 표현된다. 반면 뱅상은 그런 고삐를 쥐고 있는 아내에게 구속된 남편이라고 하면 맞을까? 뱅상과 로랑스가 주인공 부부이긴 하지만 다른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부부들만의 또 다른 모습들이 더 공감 가는 이유는 어딘가 모르게 부부의 삶을 내면적으로 외면적으로 적절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프랑수아즈 사강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소설 속 섬세하고 그녀만의 특유한 문체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매번 사로잡힌다.


많은 행운들이 따르지만 왜 그 행운은 길게 가지 못하는 것일까? 순간적인 선택 옳고 그름의 판단이 늘 어디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삶이 뜻밖의 행운으로 행복이란 삶으로 뒤바뀌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그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난 노력할 것 같은데... 뱅상과 로랑스 부부는 아니었나 보다. 돈 그놈의 돈이 문제인가? 누구나 돈 앞에서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뱅상은 뜻밖의 성공과 많은 돈 앞에 무너진 철없어 보이는 남자로 보인다. 그렇게 뱅상과 로랑스의 삶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오는데... 사랑 그리고 고독, 욕망 인간이 가지는 그 모든 감정들 앞에 당당해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은 곧 소유욕으로 변질되어 상처만 남기게 된다.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위한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망각한 채 우리는 그저 인간으로의 욕망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강이 추구하는 삶 그것에 대해 다소 깊이 있는 이야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 황금의 고삐는 쥐고 있으려고만 했던 그 모든 것들 한순간에 잃었을 때 과연 인간의 모습은 어떠할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사랑의 속성 그녀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 황금의 고삐를 통해 나를 옥죄어오는 그 무언가로부터 빠져나올 용기를 되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강은 역시 사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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