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저자) 민음사(출판)
내 앞에 다른 누가 아닌 나의 분신이 있다면? 난 과연 또 다른 나를 마주했을 때 어떠할까? 에르베 르 텔리에의 여덟 번째 작품 아노 말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으며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또한 생각해 보게 한다. 콩쿠르 수상작이니만큼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110만 부 이상이 독자들을 만났다고 하니 너무나도 기대되었던 작품! 그가 그려낸 인물 속 상황과 심리묘사 아노말리 속 미스터리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이 책을 다 읽을 때쯤 나 또한 또 다른 나를 만날 용기가 주어지게 될까?
아노말리를 통해 인간, 그 본질에 더 다가가보려 한다. 3월의 나와 6월의 나가 같은 세상 같은 공간에 존재하며 서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된다면? 바로 아노말리 나의 분신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어찌 보면 다양한 소재와 등장인물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인간의 모습들 속에서 내가 나를 마주했을 때 행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아마 표현해낸 작품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마주했을 때 거리낌 없이 공존하는 것과는 반대로 나의 또 다른 나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고 비밀을 감추려 들며 인간의 또 다른 모습들을 마주하게 된다.
2021년 3월 10일 그렇게 아노 말리가 시작된다. 파리에서 출발한 여객기는 예상치 못한 난기류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세 달 뒤인 6월 24일 똑같은 여객기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탑승인들과 승무원 그대로인 채 난기류를 만나고 같은 곳에 착륙하게 되면서 이제 이야기는 나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면서 더 흥미로워진다. 하지만 단 하나 3개월의 시간의 공백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그들에게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들. 삶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들 그들이 마주하는 현실들 속에서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들과 삶의 또 다른 진실들이 하나하나 파헤쳐 진다.
성실하게만 살았고 그 누구보다 반듯해 보였지만 실은 청부살인업자였으며 자살 후에 명성을 얻은 소설가는 그야말로 삶과 죽음의 허탈함을 대변해 주는듯했다. 그 밖에도 각기 다른 사연들이 속속 드러나며 그들의 이야기에 잠시 빠졌던 시간도 꽤나 재미있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 나와 나의 분신이 서로 대면하며 그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도플갱어와는 또 다른 느낌의 소재 작가는 아마도 또 다른 나를 내 앞에서 마주했을 때 반응들이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그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불행이기 전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운 삶을 다시 한번 꿈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직면했을 때의 그 무한한 상상 앞에 이제 난 나를 마주할 자신이 생겼을까? 정답 없는 삶에 정답이 아닌 회답으로 인생을 살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나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누구의 잣대로부터 가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의 잣대가 되어가길 바란다. 아노 말리를 선물해 준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