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1』
베르나르 베르베르(저자) 열린책들(출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흥미로움은 물론이고 이렇게나 다채로운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지금 읽고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읽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개미, 나무... 독특한 설정에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전개에 난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이번 행성 1,2권을 만났을 때에도 난 과연 이번에 나오는 주인공 바스테트의 역할이 궁금해졌다. 고양이 삼부작 중 마지막 행성을 읽게 되었다. 행성을 읽기 전 고양이와 문명을 먼저 읽었던 독자라면 이번 작품이 아마도 더 기대되지 않았을까?
쥐들의 무차별한 공격으로 인해 그 집단을 떠나 친구들과 신대륙으로 떠난 고양이 바스테트 하지만 그의 여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그의 파트너이자 친구 피타고라스를 잃게 되면서부터 였을지도 모른다. 고양이와 앵무새 쥐 그리고 인간들... 어쩌면 행성에서의 인간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닮아있는 건 아닐까?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쳤던 그날의 시작이 오버랩되며 다시금 떠올랐던 것이 이 소설과의 첫 대면이었다.
끔찍한 바이러스 그것은 행성에서 곧 쥐들의 공격과 맞물렸다. 바스테트와 일행은 마지막 신대륙으로 가기 위해 희망 모에 오른다. 하지만 기대했던 신약은 온 데 간 데 찾을 수 없고 무참하게 폐허로 변해버린 뉴욕만이 그들 앞에 펼쳐졌다. 35일 동안의 수고가 헛것이 되고 말 것인가? 이미 도시는 쥐들이 장악한 상태였고 인간과 동물들은 쥐들을 피해 옥상으로 대피한 상황 속에서 바스 네트의 의견도 주장도 무시한 채 인간들의 뜻대로 하기 위해 행해진 그 모든 것들이 어쩌면 지금 팬데믹 상황에 처해진 앞으로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우리 인간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그 물음에 답해야 할 날이 오지 않을까?
쥐들에게 평정당한 세계에 과연 고양이들과 인간들은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 고립된 그들 앞에 쥐들의 무차별 공격은 마치 전 세계에 들이닥쳤던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했고 그렇게 처참해진 광경은 마치 여기저기 울부짖으며 살려달라 애원하는 암흑한 전쟁 속 아무 잘못 없는 국민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만들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그런 인류 속 인간이 될 수 있기를 전 세계 모든 인간들이 행성을 통해 먼 미래에 다가올 빛을 부디 암흑으로 막아서지 않기를 바라본다. 멸망을 겪고도 바뀌지 않는 인간들의 모습은 지금도 소통 부재로 인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세상을 비추는 잣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 여전히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행성을 통해 지금 인간이 서있는 이기적인 그 위치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