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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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저자) 소담출판사(출판)

에쿠니 가오리12가지 단편집을 통해 난 과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내 생각과는 더 깊은 울림을 주었던 작품들이었기에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 주위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들 나의 이야기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 제목만으로도 가슴 뭉클했던 책으로 난 더 기억에 남을듯하다. 때론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도 꾹꾹 참아내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내디뎌야 하는 현실에 맞서 언제가 빛날 그 희망을 위해 나아갔던 시간들이 떠올리기도 했다.

학생 시절 홈스테이를 하며 2년 동안 야요이가 신세를 졌던 집의 딸야만다가 그녀의 엄마 케이트의 부탁으로 사흘 동안 야요이의 집에 머물기로 한다. 야요이의 시어머니는 치매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키우던 고양이 긴낭을 야요이 부부가 맡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그들 부부에게 고양이는 그저 골칫덩어리였다. 굳이 나흘이라는 기간 동안 야만다를 맡았다며 야요이 남편은 툴툴거리고 케이트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었던 야요이는 자신의 뜻대로 열아홉 살 야만다를 자신의 집에 데려오기로 한다.야만다를데리러 가면서 야요이는 전날 남편과 다투었던 일들을 생각하는데... 과거 야요이는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이유가 되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삐거덕거리는 부부 사이... 야요이는 남편과의 관계를 져버릴 수 없었기에 자신의 한 살 아래 동료와의 관계도 접으려 하는데... 무엇이 야요이를 슬프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었던 적이 있었다. 남녀가 생각하는 사랑의 차이 지금부터 난 또 느껴볼 생각이다. 야요이와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12가지의 각기 다른 주제 속 단편소설 중 첫 번째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첫 번째 이야기부터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간다.

초등학교 동기 히로토와 마유미,시나 이렇게 셋은 바다를 보러 갔다. 잠시 히로 구토와 손을 잡았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어릴 때부터 소심했던 화자는 무슨 상처가 그리 컸던 것일까? 지친 그녀는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일까? 유난히 히로 이토에게만 자신이 당당해 보였던 마유미... 히로 구토와 온 바다는 왠지 기분 좋은 시간이 아닌 같이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마유미에게 히로토는 그저 열일곱 친구였었다. 그렇게 히로 구토와의 추억은 끝이났다.살면서 자신의 뜻대로 돼본 적 없는듯한 그녀의 삶에 눈물부터 왈칵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짧지만 충분했던 단편 뒤죽박죽 비스킷... 삶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생각했던 두 번째 이야기... 사랑했었다.

남녀가 사랑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며 그렇게 사랑은 지속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랬던 사랑이 어느 순간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고 이것이 사랑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들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사람에 대한 상실감 이루 말할 수 없기에 우리는 늘 울 준비가 되어있는 건 아마도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짧은 단편 속에 긴 여운이 남았던 건 아마도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가장 커다란 슬픔과 동시에 기쁨이어서 이지 않았을까?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래서 더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책이 아니었을까? 울 준비가 되어있는 독자들은 이 책을 맞이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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