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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저자) 소담출판사 (출판) 프랑스소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연 우리기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사랑에 정의를 내리긴 힘들지만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참으로 다양함을 느낀다. 1968년 프랑수아즈 사강이 서른세 살이 되었을 무렵 마음의 파수꾼이라는 제목의 글을 15일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 동안 쓴 글이라고 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시작으로 마음의 심연까지 그녀의 작품을 읽고 난 후 난 어느새 그녀의 문체에 사로잡혔고 그녀의 책을 찾아 읽곤 했다. 이번에 소담출판사에서 펴낸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소설선 다섯 권 중 하나인 마음의 파수꾼을 읽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한 남자의 한 여자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 표현하기에 적합한 건지 의문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랑이라는 이름에 비로소 닿아있는 배타적인 사랑 또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여주인공 중년의 여성은 딸과 손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폴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왕년에는 잘나가는 여배우였고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그녀 도로시 시모어는 어느 날 폴과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가 나고 그때 알게 된 루이스가 갈 곳이 없다 하자 거리낌 없이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면서 루이스에게 폴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감정을 느끼며 지내게 된다. 후에 도로시 주변의 인물들이 한 명씩 죽음을 맞이하며 루이스가 하는 행동들에서 소름이 돋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눈 감아보리는 도로시를 볼 때면 그녀의 감정 역시 루이스에게 향해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해할 수만은 없었던 세 사람의 행동에 난 어디까지 그들을 이해해야 하며 과연 그들은 완벽한 범죄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에 빗대어 자신들의 사랑을 진실로 생각해버리는 극단적인 현실들을 받아들이기에 난 아직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단 몇 시간 만에 읽어버린 나 역시 프랑수아즈 사강은 역시 사강이었음을 느끼며 그녀의 소설이 지극히 반사회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더라고 그녀 특유의 섬세한 문체는 내가 왜 사강 책을 즐겨 읽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사강은 특히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하여 그녀만의 독보적인 문체와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중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녀를 일편단심 사랑하고 그녀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슬프게 하거나 불행하게 만든 불필요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제거해가는 그 과정에 젊은 청년의 지고지순한 사랑까지... 이중적인 인간의 모습 속에 감춰진 그 사랑에 간담이 오싹할 정도였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인간의 본질과 고독 맹목적인 사랑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큼 또 다른 사랑의 이름 마음의 파수꾼을 통한 한 인간의 사랑법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