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포 조던 -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후 7개월 된 아들에게 남긴 사랑과 희망의 이야기
다나 카네디 지음, 하창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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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포 조던』

다나 카네디(저자) 문학세계사(출판)

어쩌면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을지도 모르겠다. 저널 포 조던은 부모가 된 내가 읽어서 더 그랬을까? 내가 다나가 된 기분이 들었고 내가 찰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만큼 감정 이입이 되어 몰입도 있게 빠져 읽었던 것 같다.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의 자식을 두고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의 마음이 어떨지에 대해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

이라크 파병으로 떠나기 전 그에게 일기장 하나를 건넨 아내 다나 카네기. 어쩌면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던 걸까?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부모로서 아빠로써 아들인지 딸인지 모를 뱃속의 아이에게 그는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까? 차마 발길조차 떨어지지 않았을 그의 마음이 헤아려지니 첫 장부터 너무 슬프다. 그렇게 감동적인 영화 저널 포 조던의 실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아빠가 아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했을지에 대해 난 읽게 되겠지? 저번에 뉴스 기사를 잠깐 봤는데 우크라이나인 아버지가 어린 딸과 아내를 두고 러시아와의 전쟁에 나서는 슬픈 얼굴이 떠올랐다. 언제 돌아올지 모를 아버지에게 어린 딸은 작은 손으로 조그마한 편지를 건네는 모습에서 나도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자식 두고 조국을 위해 떠나야만 했던 세상의 모든 아버지의 마음 말이다.

남편의 일기를 통해서 다나는 비로소 알지 못했던 그를 다시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가 무엇을 하고 싶었고 어디에 가고 싶었으며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았었는지에 대해서... 그는 군인답게 군인 기질을 타고나 늘 전략을 세웠고 이라크 파병을 나가서 조차도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200쪽에 달하는 찰스의 일기와 다나의 자서전은 이렇게 메꿔지고 있었다. 찰스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죽기 전까지의 모든 것을 생생히도 기록했고 그것은 곧 다시는 못 볼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전해졌다. 찰스와 다나의 연애 이야기는 잠시 슬픔을 떠나 기쁨을 가져다주었기에 더 슬펐던 것 같다. 또한 다나가 얼마나 현명한 여자였는지 찰스의 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찰스는 다나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안타까움이 많은 거겠지?

인연은 운명은 어쩌면 정해지기라도 한 것일까? 참 인연이란 게 무섭다.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찰스와 조던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 절망스러울 뿐이다. 아빠가 아들에게 이렇게 멋지게 일기를 쓴 글들을 본 적이 있던가? 너무 멋진 일기다. 이 일기를 읽고 있을 조던을 상상하니 그저 흐뭇해할 것 같다. 한 여자에게 사랑에 빠진 한 남자. 오랫동안 자신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채 살아왔던 다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게 만든 건 찰스의 사랑이었다. 이토록 사랑이 위대하다. 한 사람의 생각까지 통째로 바꿔 버릴 수 있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완전체. 둘만의 아이 조던. 그렇게 조던의 탄생은 어쩌면 준비되어 있던 것일까? 다나가 임신을 했을 땐 나도 마치 내일처럼 기뻐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귀한 생명이 나에게 왔을 때 그 경이로움이 나 또한 떠올랐을까?

그들의 행복이 영원하기만을 바랐던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 읽으면 읽을수록 슬픔은 더 배 되어가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것은 이미 그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었던 찰스와 다나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남편이 떠올랐고 우리의 관계 속에 아이들이 떠올랐다. 순간순간마다 서로를 생각하며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행복해하던 그들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찾아 볼 수 있었고 무엇이 행복인지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강렬하게 가져다주기도 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운명이라고 하기엔 그들 가족에게는 너무 가혹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스의 슬픈 마음을 잠시 뒤로한 채 자신 때문에 불행해질 남겨진 가족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그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운명 앞에 모든 것들을 내려놓아야만 했던 그에게 가족은 또 다른 휴식처였으며 절망 속 한줄기 빛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다시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웠지만 이미 소설 초반 그의 죽음을 미리 난 알 수 있었기에 오히려 잠시 그의 죽음을 접어두고 둘의 풋풋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펼쳐졌을 땐 잠시나 나도 기뻤으리라... 그의 일기 속에 담긴 그의 인생이 앞으로 살아갈 그들 부부의 아들 조던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값진 선물일 테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이 될 것이다. 조던 옆에 있었어도 훌륭한 아버지가 되어 주었을 찰스. 부모로서 다시 한번 찰스의 위대한 부성애에 감격스러우면서도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저널 포 조던을 통해 부모란 이런 것이며 행복한 가정이 어떤 가정인지 다시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요즘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할 이때에 진정한 가족애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잠시 저널 포 조던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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