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쁜 토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평점 :
『나쁜 토끼』
와카타케 나나미(저자) 내친구의서재(출판)
나쁜 토끼의 저자 와카타케 나나미는 일본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답게 이번 나쁜 토끼에서도 지독하게 불운한 캐릭터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유능한 여성 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만날 수 있다. 삶에 지쳐있는 하무라가 아닌 이번 나쁜 토끼에서는 30대의 패기 넘치고 의욕 넘치는 하무라를 만날 수 있단 생각에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설레였다.하무라가 살인 곰 서점에서 일하기 전 프리랜서 탐정 시절의 활약을 다룬 초기 걸작 나쁜 토끼는 하무라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최악의 9일을 맞이함으로써 그녀의 불행한 삶이 다시금 시작된다.
프리랜서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른한 살 하무라에게 어느 날 가출한 열이 골 살 소녀 미치루를 집으로 데려오라는 소장의 전화를 받게 된다. 탐정이라서일까? 이제 입사한지 한 달밖에 안된 세라마쓰오와 같이 여고생을 찾아다니는데... 그들에게는 그런 일은 참 쉬워 보인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엔 다르다! 기다리던 탐정 하무라를 만나 반가운 것도 잠시 칼에 맞고 발에 골절상까지... 시작부터 하무라에게 왜 이리 고통을 주시는 것이야...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무라는 이제 가나의 집을 찾아야만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하무라와 무라키는 겨우 가나 집을 찾게 되지만 가나를 만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어디로 이사했는지조차도 관리인은 말해주지 않는다.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해서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가나. 자신들의 사정을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 관리인 때문에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그들의 생각대로 미즈치 가나는 미와의 실종사건에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이를 어쩌나... 점점 일이 꼬여만 가는 것 같다. 자신은 자신이다. 왜 있는 그대로 받아두지 않는 것일까. 미치루 엄마마저도 미치루를 딸이 아닌 아들로 대했다.
미치루가 가출을 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던 사람들...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저 오빠를 잃어 상심한 엄마를 이해하라고만 한다. 하지만 엄마만큼이나 미치루의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인데 왜 그걸 알아주지 않는 건지 나 또한 안타까웠다. 그렇게 미치루의 아픈 과거를 하무라는 듣게 되고 미치루가 자신의 집에서 곤히 잠든 사이 아스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우지시마와 하무라의 통화 역시 너무나도 격렬한 공포가 밀려왔기에 그저 전화 한 통이 대수롭지 않기만을 바랐었다. 나가지 마 하무라~~속으로 이야기했지만 결국 소설 속 하무라는 아스미 집으로 향하기 위해 나서는데... 뒤이어 들려오는 어둠의 소리... 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하무라는 실종된 미노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제는 그보다 범인에게 왠지 하무라가 표적이 되어 버린 것만 같다. 절정에 치닫는 사건의 연속 속에 하무라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나쁜 토끼를 읽으며 더 적나라하게 인간의 모습들을 느낀다.하무라의 주변 인물들은 그렇게 자신들만의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삶인지 아닌지도 모른 체 말이다. 읽을수록 거듭되어져만 가는 스토리의 무게에 어느새 난 온통 하무라 생각뿐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하무라에 관련된 시리즈물을 차례대로 읽어보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잠시 그녀만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렬했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고도 잊을 수가 없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사건이 해결될 무렵 또다시 찾아오는 반전의 섬뜩함 들 이 가히 일본 최고의 추리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나쁜 토끼 그것은 무엇보다 순수한 아이들의 감정을 노리고 있는 악한 어른들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읽는 독자라면 나쁜 토끼로 인해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