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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난 - 2022년 제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보미 외 지음 / 문학사상 / 2022년 1월
평점 :

사람들이 그렇게 자신을 보고 웃을 때면 어릴 적 그녀는 숨고만 싶었다. 스스로가 이 세상과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처럼 느껴졌으니까.
어느 날 사위는 앵무새를 가지고 혼자 그녀의 집에 방문한다. 아이들이 크니 동물을 키우고 싶다 하여 아이들을 위해 앵무새를 샀지만 아이들은 앵무새가 쪼고 무섭다고 기겁해서 키우질 못하겠으니 한 달만 봐달라는 사위의 부탁에 마지못해 허락한다. 앵무새를 보며 그녀의 딸 인서가 어릴 적 병아리를 사와 닭이 될 때까지 길렀던 때가 떠오른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인서가 사라진 닭들을 찾으며 엄마가 진짜 싫다고 말하던 그때를 말이다. 그렇게 앵무새를 맡은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전화 한 통 없는 딸이 괘씸해 그녀는 딸에게 전화를 하는데... 너무나도 서먹하다. 딸과 그녀 사이에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와 딸 사이가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앵무새를 한 달 맡기로 한 그녀는 앵무새가 아프지 동물 병원에 간다. 수의사가 앵무새는 관심과 사랑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새장 밖으로 꺼내 놀아주기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실천해 보려 하는데... 앵무새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점점 앵무새에 대한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해간다.앵무새를 보면 자신의 딸이 떠오르는 그녀에게 이제 앵무새는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