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어느새 그녀를 감싸고 있었고 이런 운명마저 받아들여야 하는 그녀 자신이 한없이 가여워 보였다. 9년간의 결혼생활이 자신의 실수로 망가지는 것은 싫었던 것일까? 그는 아내 돌리에게 용서를 구한다. 사랑이 뭐길래... 바람피운 남편을 당장 떠나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한다. 다섯 아이들을 두고 더군다나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신에게 화해하고자 온 저 친절함조차도 그녀는 역겨울 따름이다. 자신이 이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었음에도 행복해 보이는 남편 스테판을 보며 그녀는 또 한 번 좌절한다. 용서를 구걸하는 스테판 정말 내 눈에도 가증스럽기 그지없다. 나 같으면 저런 남편과 살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한편 그의 동갑 소꿉친구 레빈이 그를 찾아왔는데... 서로 친하다면서도 속으로는 서로 경멸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들에서 또다시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이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