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한순간에 비롯되어지는 것일까? 가정이 망가져도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지는 것도 말이다.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오블론스키 집안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자신의 탓임을 알면서도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서른넷의 스테판 아르카디치 오블론스키공작...모든 비밀이 담긴 편지를 알게 된 아내 돌리. 그럼에도 용서는커녕 미소를 머금고 있는 공작. 바람피운 그를 보고 있자니 참 뻔뻔스럽기 그지없다. 모든 게 바보 같은 표정 때문이라고 하는 공작. 아내를 좀 더 확실히 속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남자. 지금 누구 탓을 하고 있는 거지? 행복한 가정을 한순간 무너뜨린 자신에게 일말의 죄책감도 없단 말인가? 아니지 아니겠지... 혼잣말을 되뇐다. 이거 첫 장부터 심상치 않다. 부부 사이에 또한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신뢰가 처참히 깨져버린 상황 속에서 이제 이들 부부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