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난 후 다시 마주하게 된 프랑수아즈 사강의 미발표 유작 『마음의 심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와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이라는 것은 책표지에서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녀의 유작이 세상에 나왔으니 나 또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 남녀 간의 사랑의 감정과 심리를 미묘하게 그려낸 작품이라면 마음의 심연은 또 주인공들을 어떻게 묘사했을지 그 궁금증과 설렘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독서를 좋아하며 지성의 소유자이자 물질적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파니 크롤리만의 딸 마리로르 크레송은 그야말로 세련된 여성이다. 그녀의 남편 뤼도빅이 가진 거라곤 재산뿐 결점투성이기에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하는 "비브르사비" 자신의 삶을 산다는 프랑스어를 종종 말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러한 삶을 살게 한 것일까?
플레이보이 사위 뤼도빅을 보며 늘 못마땅해하던 장모! 마리로르의 엄마 파니 크롤리만은 사위가 교통사고를 당하며 혼수상태에 빠지자 슬픈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요양원과 정신병원을 다니던 뤼도빅에게서 왠지 정상적인 모습을 보기 힘들다. 남편과 사별한 후 슬프게 지내던 파니에게 뤼도빅의 교통사고는 그들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주게 될까? 뤼도빅은 아내 마리로르에 대한 사랑과 열정, 욕망이 어쩐지 마리로르에겐 재난 같아 보이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남편을 사랑한다는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마리로르!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마저 이끌어 가고 싶어 하는 마리로르! 그들 부부에게 또한 이들 가족에게 생겨날 일들이 궁금해진다. 과연 그들이 진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