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와 나 -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
제이 파리니 지음, 김유경 옮김 / 책봇에디스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르헤스와 나』

제이 파리니(저자) 책봇에디스코(출판)

아르헨티나의 작가 호르세 루이스 보르헤스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현대문학사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한 이번 작품 보르헤스와 나는 모든 책은 다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를 가진 그답게 여러 문학작품 이야기를 그의 입을 통해 읽을 수 있었기에 더 흥미롭게 읽었던 책으로 내 마음속에 기록될 것 같다.

제이 파리니는 어느 날 아침 세계적인 문학 대가 보르헤스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듣게 되면서 책 도입 부분이 시작된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며 소설 형식의 회고록이기도 하다. 1971년 유럽 곳곳을 여행하고 있던 보르헤스는 스코틀랜드에 있던 번역가 알래스테어 리드를 찾아간다. 하지만 앨러스테어 리드의 가족들이 있는 뉴욕에서 일이 생기자 떠나야만 했다. 맹인인 보르헤스를 보살필 누군가가 필요했기에 그는 미국에서 그 당시 베트남전을 피해 스코틀랜드 대학원 공부를 하러 온 제이 파리니에게 보르헤스를 부탁하며 둘만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보르헤스는 제이 파리니에게 하이랜드에 갈 것을 권유하고 그의 부탁으로 갑작스러운 여행이 시작된다.

나는 불안과 공포뿐만 아니라 희망을 안고,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갔다. 소로의 『월든』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처럼, "신중하게 살아가기를, 생의 본질적 사실들만을 마주하기를 , 그리고 삶이 내게 가르친 것을 내가 제대로 배웠는지, 죽음이 다가왔을 때 내가 제대로 살았는지 께닫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p25

실제 사건을 기초로 한 보르헤스와 나는 길 위에서 펼쳐지는 소설 형식의 회고록! 그래서였을까? 둘의 우연한 만남이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스코틀랜드에서 보르헤스를 만나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하이랜드까지 왕복 여행을 한 제이 파리니는 그 일주일의 만남이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켰는지 그 변화는 보르헤스를 만나기 전과 후라고 생각되리만큼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음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스코틀랜드에 간다고 했을 때 그의 어머니가 울면서 쓰러졌다는데 그 모습을 뒤로한 채 떠나야만 했던 그의 마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는 굳은 마음을 안고 떠났다. 무엇이든 헤쳐나가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시간은 늘 지금밖에 없어" 그는 막을 수 없는 추진력으로 소리쳤다.

"행동하게, 젊은이! 미루지 말게! 그건 최악의 중죄야!

p126


문학의 대가 보르헤스와 문학의 초짜 제이 파리니와의 둘만의 문학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보르헤스의 말은 어쩜 이리 주옥같은지... 둘은 문학과 인생이 있는 하이랜드로 간다.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늘 우리 자신이 될 것이기에 돌진하라는 보르헤스! 꿈틀거릴 시간이 없다. 나 역시 그들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 문학적 야망이 가득한 제이 파리니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또 바라며~보르헤스와의 둘만의 문학적 여행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

보르헤스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의 고통만은 실재했다. 나는 그가 불쌍하게 여겨졌다. 그는 이제 늙었고, 시간은 그의 머리 위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p242

내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문학 여정을 보르헤스를 통해 할 수 있었음에 무한한 감동이 스며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르헤스와 제이 파리니로부터 많은 문학작품들을 알게 되니 더 감동스럽다. 읽고 싶은 책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또다는 삶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수많은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졌고 그가 왜 단편만을 고집했는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한 대목들이 있었다. 문학은 곧 고전이며 이야기꾼인 보르헤스를 만나 기억에 집착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그 시간들 속에 고전이 삶에 얼마나 많은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감동에 감동을 더하다

보르헤스와 나를 통한 여운을 깊이 간직하리라

보르헤스와 나를 읽으며 알게 된 수많은 작품들과 인물들이 난 계속 생각날 것이다. 이 책에 나왔던 작품들 특히 돈키호테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보르헤스 작품 픽션들을 꼭 다시 읽어 보리라며 보르헤스만의 문학작품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책을 읽으며 나도 함께 문학여행을 한 것 같은 이 즐거웠던 시간들에 대한 기억은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부는 요즈음 보르헤스와 나를 통한 따뜻한 문학 여정에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