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시 조혜은 시인님의 모래놀이를 읽으며 모래에 담긴 많은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그것이 사랑인지 슬픔인지 미련인지 간절함인지 꿈인지 등등에 대하여 말이다. 시인님은 말한다. 모래놀이는 절망하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답이었다. 나 역시 육아를 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다 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래를 묻혀 올 때가 있었다. 치워도 치워도 발바닥에 닿는 모래들이 짜증 나 화를 냈던 기억도 있었는데 시인도 그런 일들을 겪고 쓴 시라고 하니 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일까? 오히려 인터뷰 내용에서 시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었는지 알게 되니 더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진심이라는 단어에 무게가 지어지는 만큼 모래에는 왠지 모를 누군가의 무게가 실려있는 듯하다. 그게 진심의 무게든 사랑의 무게든 삶의 무게든... 절망 속에서 진심이라는 한줄기 빛이 되어준 시 모래놀이를 통해 아이들과의 추억이 더 생각이 날 것 같은 시이기도 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총 네 편의 시와 네 편의 소설들 봄을 대표하는 시 안미옥 시인님의 사운드북 손보미 작가님의 해변의 피크닉 여름을 대표하는 신이인님의 불시착과 이서수 작가님의 미조의 시대, 가을을 대표하는 김리윤 시인님의 영원에서 나가기와 최은영 작가님의 답신 겨울을 대표하는 조혜은 시인님의 모래놀이 염승숙 작가님의 프리더 웨일을 읽고 나서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삶에 대해 한 번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무언가를 생각해 보고 가슴 깊은 울림을 주었던 한 권의 책이었기에 기억에 오랫동안 자리 잡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이 더 공감되었던 것은 현실적인 주제의 시와 소설이라 더 가슴에 와닿았던 부분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올해는 어떤 시와 소설들이 뽑히게 되어 시소의 두 번째를 채우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