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난 청나라 귀신요괴전은 어쩌면 그런 나에게 그동안 몰랐던 귀신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았기에 오히려 어떤 귀신들에 얽힌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설레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이 책을 두고 기괴하고 음란하다며 비판하였다고 하며 이규경 선생은 책에 실린 귀신 퇴치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하니 더 궁금증이 유발되었다. 저자 원매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작가이나 그가 572편의 방대한 이야기가 담긴 두 권의 책을 펴내면서 문학과 역사 외에 스스로 즐길 것이 없어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귀를 놀라게 하는 일, 아무렇게나 말하고 아무렇게나 들은 것을 널리 수집하고 아울러 기록하여 세상에 남겨두는 것이지 여기에 미혹되지는 않았다고 하니 너무 깊이 생각하며 읽을 것이 아니라 나 역시 가볍게 읽어나갈 참이다. 그래야 귀신 이야기도 무섭지 않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저자의 의도대로 독서하는 방법도 또 다른 매력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