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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1984』
조지 오웰(저자) 소담출판사(출판) 영미문학
조지 오웰의 직품은 꾸준히 읽어 왔었다. 1984는 영화로도 나왔을 만큼 그의 작품세계가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경찰생활을 5년 동안 하면서 제국주의를 실감했던 조지 오웰은 경찰을 관두기에 이르고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다. 하지만 그 후 아내를 잃고 폐결핵마저 앓게 된다.
그의 소설 1984는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니만큼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함께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1984 출간 후 이듬해 그는 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기고 간 작품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삶에 있어 크나큰 여운을 남길 것이다. 그런 그의 생을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 작품 1984를 다시 만나게 된 나로서는 더 깊이 있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1984년을 지배하고 있는 가상의 전체주의 독재 국가 오세아니아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겪는 사건을 다룬 1984. 소설에서 주로 다뤘던 국가에 대한 이야기와 거대 조직의 광범위한 통신 도감청, 일상생활 감시 및 통제, 각종 문서 검열, 역사조작은 후에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1984년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 세 국가에 의해 분할 통치되고 있는 세계 속에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하급 당원으로 24시간 텔레스크린이라는 수신과 송출이 동시에 작동하는 기계에 감시당하고 그에게 자유란 있을 수 없으며 사생활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말 그대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29세 아름다운 여성 줄리아. 그녀로부터 자신을 사랑한다는 쪽지를 받게 되고... 윈스턴과 줄리아는 사랑조차 불법인 나라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한다. 그러던 중 윈스턴과 줄리아는 고위 당원과의 만남을 고대하지만 그들의 생각처럼 세상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층 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소설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며 보내지만 그 와중에도 일부 머리가 총명한 이들은 아무도 모르게 숙청당하기도 하는 독재정치 속에 살아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 건 윈스턴과 줄리아에게 은신처를 알려주었던 채링턴마져 원래는 그를 감시하던 경찰이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온갖 고문에 시달리던 윈스턴은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듯하다. 그들의 반대세력인 형제단에 가입한 것이 어쩌면 희망을 이루고자 했던 윈스턴에게 절망과 파멸이라는 것을 선사해 주었기에...
이 소설은 한 개인이 어쩌면 거대한 독재체제에 맞서다가 끝내 파멸의 순간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그런 한 인간의 삶이 희망의 빛을 이어가다 끝내 파국을 맞기까지 그에겐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가혹하리만큼 처참한 그의 삶 앞에 소설은 허구를 둘러쌓고 있지만 혁명이라는 단어 아래 그들의 삶은 끔찍하다. 그렇기에 아마도 이 소설은 한 번으로만 만나고 싶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전쟁을 합리화하고 자유를 억압하며 알 권리마저도 박탈한 그 세계 속에서 198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은 미국에 다시 찾아온 아침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만큼 1984가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로 컸기 때문이 아닐까?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할 만큼 대중을 슬로건과 신어로 통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의 현실을 다시 한번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보게 되는 책 1984는 내년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이 있기에 또 한 번 내 뇌리에 깊게 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