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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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저자) 블루홀 식스(출판)

미스터리 소설 작가 후루타 덴의 장편 소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빠른 전개와 익숙한 이야기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미스터리 소설로 그 흥미와 재미를 한꺼번에 선사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문장에서 오는 또 다른 의미를 해석하는 재미 또한 맛볼 수 있었다.

역시 애가 없는 사람은 모른다니까요. 그렇게 함부로 단정 지은 상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아뇨, 알아요. 저도 잘 안답니다.

p23

작은 불이 큰불이 됐다 해야 하나? 예상이라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까?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출판사 편집자 8년 차인 카에데에게 일어났다. 그녀가 중심이 되어 제작한 <히로인>잡지에 실은 문구 하나가 이토록 파장이 커질 줄이야. 잡지사에 손해를 안기긴 했지만 판매 부수는 늘고 있다. 여기저기 악플에 시달리며 항의 전화가 빗발치지만 카에데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랑곳하지도 않아 보인다. 카에데는 8년 된 직장에 자신이 잘못 넣은 문구 하나로 위기에 처했다.

잡지 히로인에서 빠지기로 한 키에 대는 편집장의 권유로 경제 부분 잡지를 맡기로 하면서 프리랜서 기자 사키모리를 만나게 되고 둘은 잡지 기획을 위해 이야기 나눈다. 자칭 파워블로거라고 일컫는 블로그 닉네임 소라파파의 블로그를 보여주는 사키모리. 딸아이의 옷뿐 아니라 아동복을 만드는듯해 보이는 그의 블로그에 눈이 가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엄마의 기억이 떠오른 키에 이르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고 모든 것은 아이를 위함이 아닌 자기 자신의 과시욕에서 발산되었다는 그녀의 의심 어린 눈초리가 그녀의 성격을 대변해 주었다. 그녀는 소라 파파에게 글을 보내는데... 그렇게 카에데와 소라 파파의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일이 펼쳐졌다.

국가공무원 2종에 합격했던 다나시마였다.아내 미유키는 5년 전 베란다에서 추락하여 지금까지 병원에 잠들어있다. 그렇게 홀로 딸 미소라를 양육하게 된 다나시마는 본가에 어머님과 여동생 유메노가 손을 내밀어 그곳에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 보는 식으로 직장을 다녔다. 처음과 달리 미소라를 맡기면서 여동생 유메노는 늘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녀도 그럴 것이 오빠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진 현실과 어머니가 오빠 앞에서는 꼼짝도 못 하는 모습들이 못마땅했다. 그런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된 다나시마는 여동생이 어머니와 마찰도 그 때문에 자꾸 생기게 되는듯해 보인다.

내 모습속에 진짜 나를 감추다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그런 다나시마에게 운영하는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사랑하냐느니, 아이는 두고 혼자만 맛있는 거 먹니야 느니, 아이의 의사를 물었냐느니 등등 닉네임 이로하를 가진 사람. 그는 그 댓글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왠지 모를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왜 그럴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분노에 차오르게 했단 말인가? 그저 남들 눈에 자상한 아빠로 보이고 싶었던 건? 뭐가 찔리기라고 했나? 격한 반응을 일으키는 그의 속내도 궁금해졌다.카에데와 다나시마 둘이 악연은 악연인가 보다. 비대면 속 그들의 대화는 어딘가 모르게 섬뜩하리만큼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듯하다. 카에데의 이야기 ,다나시마의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며 그들의 숨 막히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끝은 무엇일까? 어떤 결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책을 펼쳤을 때의 다나시마의 고백을 비춰보니 읽을수록 또 다른 반전에 반전이 일어날 것만 같다.

카에데와 다나시마는 온라인 속 컴퓨터라는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할퀴며 서로의 마음을 익명이라는 이름하에 상처를 남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일까.카에데는 아이를 볼 때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만 거기까지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되었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했었는지에 관한 의문은 여전했고 어찌 보면 그것이 소라파파에게 적용되어 그의 마음을 후벼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다나시마 역시 자신의 삶 속에 어느 날 부정적으로 다가온 아로히 라는 익명의 댓글로 인해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자신의 딸에 대한 사랑이 의심받기 시작하고부터 주체할 수 없는 괴로움이 그를 감싸는듯하다. 그들은 서로를 물고 뜯으며 진정으로 어떠한 결말을 위해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격한 감정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 반전 속 이야기가 끊임없는 가운데 카에데가 내가 처음 소설 속 그 여자가 맞았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과연 그녀에겐 무슨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어쩌면 현실 속에서도 살고 있는 그들은 익명이라는 가면 뒤로 숨어 자신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표출하지 못한 채 거짓된 모습으로 실체를 감추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와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상대방의 존엄성마저 무너뜨려야만 하는 말 한마디, 글 하나로 인한 상처를 받은 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괴물이 되어 삶을 파괴하는지 엿볼 수 있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과연 현실 세계 살고 있는 모든 카에데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 속 익명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당신도 지금 가면을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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