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다나시마에게 운영하는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사랑하냐느니, 아이는 두고 혼자만 맛있는 거 먹니야 느니, 아이의 의사를 물었냐느니 등등 닉네임 이로하를 가진 사람. 그는 그 댓글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왠지 모를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왜 그럴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분노에 차오르게 했단 말인가? 그저 남들 눈에 자상한 아빠로 보이고 싶었던 건? 뭐가 찔리기라고 했나? 격한 반응을 일으키는 그의 속내도 궁금해졌다.카에데와 다나시마 둘이 악연은 악연인가 보다. 비대면 속 그들의 대화는 어딘가 모르게 섬뜩하리만큼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듯하다. 카에데의 이야기 ,다나시마의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며 그들의 숨 막히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끝은 무엇일까? 어떤 결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책을 펼쳤을 때의 다나시마의 고백을 비춰보니 읽을수록 또 다른 반전에 반전이 일어날 것만 같다.
카에데와 다나시마는 온라인 속 컴퓨터라는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할퀴며 서로의 마음을 익명이라는 이름하에 상처를 남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일까.카에데는 아이를 볼 때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만 거기까지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되었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했었는지에 관한 의문은 여전했고 어찌 보면 그것이 소라파파에게 적용되어 그의 마음을 후벼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다나시마 역시 자신의 삶 속에 어느 날 부정적으로 다가온 아로히 라는 익명의 댓글로 인해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자신의 딸에 대한 사랑이 의심받기 시작하고부터 주체할 수 없는 괴로움이 그를 감싸는듯하다. 그들은 서로를 물고 뜯으며 진정으로 어떠한 결말을 위해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격한 감정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 반전 속 이야기가 끊임없는 가운데 카에데가 내가 처음 소설 속 그 여자가 맞았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과연 그녀에겐 무슨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어쩌면 현실 속에서도 살고 있는 그들은 익명이라는 가면 뒤로 숨어 자신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표출하지 못한 채 거짓된 모습으로 실체를 감추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와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상대방의 존엄성마저 무너뜨려야만 하는 말 한마디, 글 하나로 인한 상처를 받은 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괴물이 되어 삶을 파괴하는지 엿볼 수 있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과연 현실 세계 살고 있는 모든 카에데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 속 익명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당신도 지금 가면을 쓰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