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사랑하는 자세를 보뱅의 글을 통해 지슬렌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저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으로만 생각하기에 사랑의 깊이가 너무나도 크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꾼 작은 글의 정원 크리스티앙 보뱅의 그리움의 정원에서 그를 만나고 나서 내가 생각했던 사랑의 가치가 더 커짐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 안에서 빛나는 그 자유를 만끽했던 존재만으로도 빛이 나고 아름다웠던 지슬렌. 그녀는 프랑스어 교사로 지내다 두 번의 결혼을 했고 세 아이의 엄마였다. 그런 그녀에게 1995년 여름 파열성 뇌동맥류가 찾아와 그녀는 세상과 이별하게 된다.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사랑했던 한 남자 보뱅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보뱅은 그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그녀가 세상과 작별 후 혼자 남겨졌다는 것을 망각한 채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그녀를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이야기에는 그녀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녀에게 행복은 단지 5분을 산책했더라고 그 5분은 500년과도 같은 의미였으며 그 누구보다 지혜롭게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가며 달력을 걸어주었고 지혜로움이란 가장 소중한 것을 다른 이에게 제안하는 것이라며 자유를 수반하는 사랑이라는 지슬렌에게 인간적인 내면의 따스함과 자유로운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보뱅의 지슬렌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그녀를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고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뇌를 끝없이 하게 된다.지슬렌의 세상에 대한 사랑 보뱅의 지슬렌에 대한 사랑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있는듯하지만 어쩌면 그 끝은 한곳으로 통하는 것은 아닐까?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인생에 늘 곧은 길만은 있지 않으니 말이다. 구불거리는 길을 걸을 때 낭떠러지에 다다랐을 때 하물며 길을 가다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서서 선택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선택과 결과는 그 누구도 아닌 모두 내 책임이다.삶도 마찬가지이다. 기쁨은 이 세상에서 가장 드문 질료이며 도취나 낙관 열정과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살면서 이뤄지는 모든 기쁨들과 슬픔들 속에서 인간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겨낼 건지에 대한 생각을 늘 하기 마련일 테니... 인생이라는 옷을 벗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지슬렌은 그렇게 삶으로부터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기에 그녀의 죽음은 이제 이 세상 곳곳에 남아있다. 적어도 보뱅에게만큼은 말이다.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생각하는 나에겐 적어도 그들의 사랑이 결국은 스스로에대한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공통적이라고도 여겨진다. 사랑을 바라보는 서로의 방식이 달랐지만 지슬렌에게선 사랑에 대한 그녀만의 자세,보뱅에게선 한사람만을 위한 뜨거운 사랑의 힘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상실의 아픔마저도 기꺼이 안고 다시 뜨겁게 사랑할 수 있도록 보뱅은 여전히 펜을 놓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