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 작품 다섯 작품의 단편이 모여있다. 챈들러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에 빠져서 같이 범인을 찾고 주인공이 되어 추리를 하고 있고 어느덧 내가 탐정이 되어 있었다. 스티브는 칼튼 호텔 야간 경비를 서다가 밴드 리더 레로파디를 돕고자 했지만 일이 왠지 꼬이는듯하다. 이 모든 게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꾸며진 일이었다면?
결국 자신이 총에 맞아 죽을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방위를 한 것에 호텔 주인 피터스는 그를 해고한다. 하나 둘 어느 순간부터 시체들이 나오고 그는 이 모든 사건의 범죄자를 찾기 위해 탐정 노릇을 하는데... 과연 레오파디와 월터스 회장님과 관련된 비밀은 무엇일까? 샬롯 클럽에서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던 레오파디...그의 죽음에 둘러쌓인 의문들...누가 범인일까? 스티브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해결할 수 있을까? 금발머리와 감은머리 두 여자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또 다른 호텔직원 조지도 이 사건과 연관이 있을까?무수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헤맨다. 이것이 추리소설의 매력인가 싶었다.
1화 황금 옷을 입은 왕, 2화 영리한 살인자, 3화 사라진 진주 목걸이, 4화 호텔방의 여자, 5화 시라노 클럽 총격 사건 등 총 다섯 편의 주인공들은 입체감이 있으면서도 디테일한 사실적 묘사에 작가의 성격이 드러나 보인다. 각각의 주인공들의 독특한 개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흡입되어 몰입도가 최고조에 이른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챈들러라는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마법에 걸린다. 챈들러는 미국 추리 작가 협회의 최우수 작품상인 에드거 상을 받았으며 문학계에서는 그의 작품은 문학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고찰을 토대로 추리 소설을 단순한 오락물에서 문학적 가치가 있는 소설로까지 끌어올린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알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이야기는 끝없이 빠른 전개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그의 소설을 추리하며 읽는다면 나름대로 흥미롭게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살인의 예술은 다섯 명의 탐정들이 이끌어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어 오랜만에 내 모든 추리력을 동원시킨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