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팡세미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간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저자) 팡세미니(출판)

어릴 적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소녀를 기억하시나요? 나에겐 때론 친구 같던 동화 속 친구가 이번에는 성인이 된 나에게 또다시 찾아왔습니다.린드 부인은 결혼도 아직 안한 매슈와 말릴라 남매가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입양할 거라는 말에 일침을 가합니다. 자신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아이 키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더군다나 결혼도 하지 않은 그들이... 브라이트강역에 도착한 매슈... 앗! 그런데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가 기다리고 있네요. 너무나 밝은 성격에 여자아이의 모습은 매슈가 솔직히 남자아이를 데리러 왔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그 둘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매슈와 마차를 타고 초록지붕집을 가는 동안 앤은 쉴 새 없이 말했다. 가로수 길을 보며 새하얀 환희의 길이라고 바꾸고 배리연못을 지나며 반짝이는 호수라고 새 이름을 지었다. 그만큼 순수했던 앤. 열한 살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을 다시 만나니 나도 너무 반가웠다. 동화 속 순수한 세계로 초대받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매슈와는 달리 여동생 마릴라는 앤이 같이 지내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고 앤은 자신이 아닌 남자아이를 원했다는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데... 앤은 그들과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에이번리 마을에 빨간 머리 앤이 오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닌 필연은 아니었을까요? 우연이 인연이 되어 앤 셜리는 매슈와 매슈 여동생 마릴라의 집에 같이 살게 됩니다. 고아원에서 지냈던 앤이 초록지붕집에 살게 되면서 빨간 머리 앤의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너무나도 밝고 긍정적인 열한 살 소녀 앤. 매슈와 마릴라는 특이하고 엉뚱해 보이지만 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온 마음을 다해 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앤을 대합니다.

앤에게 절친 다이애나가 생기고 둘은 특별한 우정 속에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앤이 성장하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까지 앤의 성장소설과도 다름없는 이 책을 읽으며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빨간 머리 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매슈와 마릴라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금을 받는 것으로 그 마음을 대신 보답합니다. 기특하게 잘 자라준 앤이 마리라는 얼마나 예쁘고 흐뭇할까요? 이제는 앤의 빈자리가 오히려 쓸쓸하게 다가옵니다.

자신에게 닥친 일들에 때론 억울하기도 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당당하고 씩씩하게 해결해 가는 앤의 모습들을 보며 성인이 된 나에게 앤은 더 이상 열한 살 소녀가 아니었습니다. 앤의 모습은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들었고 내 생각을 긍정의 힘으로 변화시켰으며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앤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빨갛다며 놀렸던 길버트와는 다시 화해했을까요? 가끔은 왜 빨간 머리 앤이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친구들과의 우정 배려 사랑 자신만의 꿈을 향한 열정과 희망! 그 모든 것을 앤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설 속 앤을 더 사랑했나 봅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 잡혔을 빨간 머리 앤을 늘 응원합니다. 앤이 선물해 준 이 시간을 기억하며 나에게도 앤이 자리 잡혔던 마음 한구석을 다시 붙잡아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