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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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저자) 열린책들(출판)

내가 살아있는 동안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났다. 그리스 문학의 대표 작가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소설로도 더 알려진 이 책은 실존 인물 기오르고스 조르바와 카잔차키스가 같이 탄광사업을 하기 위해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조르바와 함께 지냈던 그 시간들에 쓰였던 이 책은 터키의 지배하에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작가의 경험이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들과 맞물려 그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하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조르바를 통해 담아내고 있었다. 거침없는 조르바의 사상과 이념이 어쩌면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숨 막히는 시간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유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시간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갈탄광 한자리에 종이 속 책벌레를 내팽개치고 두목이라 불리는 그는 이제 행동하는 인생을 살려고 한다. 그렇게 조르바로부터 두목이라 불리는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불리는 조르바와 만났다. 서로의 길동무가 되어...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소설이기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은 것 같다. 조르바는 어떤 사람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더 궁금해졌다. 그의 또 다른 이름 그리스인 조르바인 만큼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설은 표현이 될까라는 궁금증도 들었기 때문이다. 책 속 곳곳에 나오는 배경들은 실제 작가가 겪었을 곳이기도 해서 더 눈여겨 읽게 된다. 자유를 통한 인간의 삶이 어떠할지 조르바를 통해 나 자신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본다.

조르바의 이야기는 어느덧 두목을 신성한 곳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왠지 다시 최초의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조르바를 읽고 있자니 어느새 나도 조르바의 이야기에 빠져버리고 만다. 언젠가 한번 누군가로부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인간이라는 말을 들었던 나에게 조르바의 말들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조르바가 이야기한 것처럼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 어쩌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곧 그만큼 세상이 그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 당했던 그 믿음이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던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들로 느껴지기도 했다.

나라를 위해 싸워본 적 있냐는 두목의 물음에 그가 전쟁이란 걸 겪으며 사람은 언제쯤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하게 되냐며 두목에게 반문한다. 그의 몸은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모든 걸 버리며 비로소 인간이 되길 바라는 조르바. 그가 조국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그 말이 왠지 모를 슬픔으로 다가온 것은 그동안 인간에 대한 그가 선택하고 저지른 그릇된 행동으로부터 비로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르바는 서서히 깨닫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마음속에 늘 담겨있는 인간의 본심 거기엔 하느님과 악마가 공존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리스인 조르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겪었던 독립 전쟁에서의 피난생활과 전쟁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그의 투쟁이 그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었을지 모르겠다. 그 안에서 만난 조르바였기에 그로부터 깨달음이 더 커졌을 것이고 인간의 영혼과 육체는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임을 더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으리라. 그리하여 카잔차키스의 삶은 보이는 존재와 보이지 않는 존재,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내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사색과 행동 등 끊임없는 투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 투쟁들로부터 그의 삶이 이루어졌고 비로소 그리스인 조르바로 완성된 것이 아니었을까? 소설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인간의 본질, 진정한 삶의 가치를 가르쳐준 그리스인 조르바가 기록되는 순간이다.


【인상 깊은 글귀】

사랑하는 친구와 헤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쓰라린 일인가! 단칼에 베듯 이별해 버리고서 고독 속에 남는 편이 훨씬 나리라....... 고독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상태니까. p9

그렇게 기적 같은 순간이 오면 인생의 모든 것은 아침처럼 산뜻해 보이는 법. p67

인간의 본질은 사랑과 살과 고통의 절규로 이루어진 것이다. p196

조금씩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행하는 그대로인 채 꿈으로 변했다. 이승과 저승은 하나였다. 중심에 커다란 한 방울의 꿀을 품은, 들판의 꽃, 생명은 내게 그렇게 보였다. 내 영혼은 그 꿀을 탐하는 벌이었다. p301

행복이란 의무를 행하는 것, 의무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행복은 그만큼 더 큰 법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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