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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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인문 에세이

클라아스 부쉬만(지음) 웨일북(출판)

살아있는 자는 거짓을 말하고 죽은 자는 오직 진실만을 말한다


저녁 6시 베를린 경찰에 신고 접수가 걸려온다. 누군가의 차가 차선을 침범하여 자신의 차 사이드미러를 부쉈는데 그냥 가버리고 뒤쫓아갔지만 그 남자는 그대로 도망갔다는 것이다. 경찰은 곧장 차량번호를 조회하여 그의 집 앞으로 가게 된다. 크뤼거! 그는 트렁크에 그의 아내 힐데크뤼거의 시신이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누구나 의심할만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눈초리들이 강하다. 부검이 결정된 상태에서 남편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이상행동을 보이며 유치장 신세가 되는데... 과연 남편이 범인일까? 그의 부인의 시신을 부검하는 법의학자!


그들의 이야기 12편이 실려있는 죽은 자가 말할 때15년간 독일 대표 법의학자가 죽음을 파헤치며 마주한 가장 인상적이고 비극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삶은 곧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 그 죽음 속에 어쩌면 죽은 자는 부검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죽음을 그저 몸으로 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씁쓸하다.


하지만 부검은 또 다른 가해자를 막을 수 있고 아울러 억울한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 방 밤이기도 하다.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한번 죽이는 것만 같은 이름 부검! 그들의 가족은 부검 앞에 또다시 슬퍼하며 울부짖는다. 산자는 말을 하며 그 말속에 진실이 무엇인지 거짓이 무엇인지 온통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죽은 자는 오롯이 진실만을 말한다는 것이다. 법의학자들은 부검은 곧 한 사람의 마지막 죽음을 가장 고귀하게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수많은 범죄들 속에서 가해자들은 무엇을 숨기고 싶어 했던 것일까? 법의학자들은 죽은 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몸소 느낀다. 그들의 몸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피부를 가르며 몸의 냄새를 맡고 촉각을 느끼며 죽은 자들의 사연을 듣고 그 진실을 파헤치는 그 시간들을 고스란히 죽은 자를 위해 쏟는다.


상상하니 소름 돋을 법도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있었기에 억울한 죽음이 조금이라도 덜 생기지 않았을까?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죽음은 미래의 일이 아닌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그만큼 삶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산자와 죽은 자의 시간을 생각해 보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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