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용 식탁 - 빈속을 채우 듯 글로 서로를 달래는 곳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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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출판)


팬데믹 시대가 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나 역시 코로나가 들이닥치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삼인용 식탁은 방송작가인 딸의 권유로 70대 엄마, 일식집 자영업을 하고 있는 46세 아들 k, 43세 방송작가 딸 j 이 함께 글을 쓰기 시작한다.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고 각자의 관점에서 보고 느낀 것을 써 내려갔다. j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에서 몸과 마음이 약해지신 70대 엄마를 위해 자신의 보조작가로 글을 권유했고 70대 엄마는 고민 끝에 수락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코로나로 식당업이 점점 힘들어진 j 오빠 k에게 수필집 한 권을 주며 읽어보라 하고 자신의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다. 틈틈이 글을 쓴 오빠는 어느덧 A4 용지 6-7장 분량을 쓴 오빠는 공모전에 입상하며 글이 주는 힘을 믿게 된다. 그러면서 움츠려있던 시간을 다시 일으켜 세운 계기가 된다. 셋은 한 가족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셋은 사인용 식탁에서 삼 인용 식탁으로 바뀌어버린 현실 속에서 더욱더 끈끈하게 가족애를 발휘하는 모습이 너무나 애틋해 보였다.


실생활에 있는 서로가 겪은 일들을 써 내려갔기 때문일까? 읽으면서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때론 울컥하기도 했다. 40대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아들과 딸을 둔 엄마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들이 이제는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을 더 바라고 있는지 모르겠다. 딸 역시 점점 약해져만 가는 70대 엄마를 지켜보며 엄마의 자리를 잃게 하지 않고 엄마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어줌으로써 그녀가 엄마라는 이름의 자리를 지키길 바라는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오빠 k는 여동생이 능력도 있고 얼굴도 괜찮은데 왜 시집을 못 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오빠가 여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 같기도 하다. 자신과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 동생이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글을 쓰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의지가 되며 글로 인한 공통분모가 생기면서 셋은 더욱 똘똘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로 인해 삼 인용 식탁이라는 멋진 책이 나왔다.


엄마 아들딸 셋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목소리를 이야기한다. 삼 인용 식탁에 셋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글을 쓸 때가 제일 행복하 보인다. 그렇게 셋은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것 같았다. 70대 엄마의 인생이 조금은 더디게 흘러가길 바라는 자식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아려왔다. 엄마의 삶에, 오빠의 살에 글이라는 선물을 보답해 준 방송작가 고지는 님의 현명한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이 주는 힘을 나 역시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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