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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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지음) | 시월이일(출판)

선인장이라는 뜻의 캑터스. 책표지에도 선인장 화분 그림이 있었다. 아마도 주인공 수잔을 선인장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이 따가운 가시로 둘써쌓여 만지고 싶어도 다가가고 싶어도 선뜻 손이 다가가지 못하는 그래서 눈으로만 봐야 하는 선인장. 수잔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 이유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런던에서 혼자 살던 수잔에게 어느 날 동생 에드워드로부터 새벽 5시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것은 엄마의 부고 소식. 그녀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이 선뜻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너무나도 차갑고 냉정하다 하지만 그런 남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 역시 수잔이다. 그녀의 그런 행동들은 수잔의 성격을 고스란히 내비쳐주기도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만 생각했던 그녀의 일상 속에 차츰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느 때와 별다를 것 없이 일상을 지내는 수잔의 모습이 오히려 더 마음 아팠던 이유는 그동안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생 에드워드와 엄마의 유언장을 가지고 대립하는 모습도 어쩌면 가장 슬퍼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수잔의 모습은 사뭇 딸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진지했고 가시 돋은 선인장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하지만 선인장이 잎이 아닌 가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수잔의 또 다른 모습들이 발견된다.

수잔은 마흔 다섯에 그렇게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어렸을 때의 자신을 돌아보며 지금과는 다르게 가족들과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녀는 혼자만의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했고 가족들과도 스스로 멀어졌다. 그런 그녀에게 엄마의 부재에 이어 엄마라는 이름을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녀가 임신을 하면서 수잔은 가족에 대한 사랑 때론 너무나 숨 막혔던 자신의 생활들을 돌이켜보며 자신도 여느 주변 사람들처럼 가장 평범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기 시작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기며 그녀가 못 느꼈을 감정들을 느끼며 새로운 인생을 찾아 나서는 수잔을 응원하게 된다.누구나 나 자신에 대한 집착과 집념으로 가둬 살 수는 있지만 그 시간들이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기보다 오히려 나 자신을 힘들게 묶어놓는 것은 아니었는지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웃음기 하나 없을 것만 같았던 그녀가 변화는 과정들을 보며 읽는 내내 흐뭇하기도 하고 가끔은 허당인 수잔의 매력에 빠져보기도 했다. 세상에 완벽한 삶이란 게 과연 있을까?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해주고 살면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해 보고 느껴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선물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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