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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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지음) | 하빌리스 (출판)

누군가의 수수께끼에 도전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짊어진다는 뜻임을 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진다 비판도 후회도 갈등도 전부 받아들인다

p262

2012년 학원 미스터리 몰 <죄의 여백>으로 데뷔한 아시자와 요의 <나의 신>을 읽게 되었다. 제목 만으로는 이게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이라고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아차, 아시자 와 요 작가님의 책이란 걸 다시 한번 인식했을 때에는 이것이 초등학생 5학년 두 소년의 이야기로 씐 학원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신은 사토하라의 친구 미즈타니에게 불리는 또 다른 이름이었다. 미즈타 너는 신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능력을 가진 아이였고 적어도 사토하라의 눈에는 신처럼 보인 인물이다. 다소 어리다면 어린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버거울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었고 독자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줄 것인지에 대해 분명함을 내비쳐주기도 했다.

새로 전학 온 가와카미가 파친코 게임장을 끊지 못하는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가와카미가 그런 아빠를 죽이려는 계획을 말했을 때도 미즈타니는 오히려 말리지 않고 부추기는 장면은 사토하라 또한 이해 못 할 장면이었다. 아빠를 죽이기 위한 함정을 만드는 모습은 과연 이것이 초등생 5학년의 모습이란 말인가 하며 놀라움을 나조차도 숨길 수 없었다.

신이라 불린 미즈타니를 보며 사토하라는 부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시기나 질투도 뒤따랐을 테지... 그에겐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커다란 능력이 있었고 그의 말이면 무조건 따랐던 친구들의 모습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저주의 책이라 불리는 책과 가와카미를 둘러싼 괴담들... 혼란 속에 혼란을 거듭하며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들이 올 때마다 과연 누가 신인지 그 신을 믿는 자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는지 다시 그들의 마음에 물음표가 찍혔다. 가와카미는 어쩌면 아빠를 미워했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미워했을 거라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다.

자신을 학대했던 아빠를 죽이고 싶었을 만큼 잔인했던 아빠를 소녀는 용서하고자 했던 것일까? 오롯이 자신을 키워준 것만으로? 소녀의 자책 아닌 자책이 결국 신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아이는 어른에게 의지해도 된다는 미즈타니의 말처럼 지금도 그 어디선가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학대로부터 벗어나고자 옥상을 넘어 편의점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던 작은 소녀가 문득 생각났다. 미즈타니는 겨우 12살 이었지만 신이라 불렸던 소녀는 그만큼 자신이 행동했던 모든 일에 책임지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줌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짊어질 용기가 나에게도 있을까라는 되물음을 하며 나에게도 신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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