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지성의 이야기
정아은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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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한국소설

정아는 / 문예출판사


이 얼마나 상쾌한 아침인가. 나는 강간범이 아니다! 살인자가 아니다!

책 속에서


문학평론가 김지성. 그는 티브이 토론 여파로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이 되어 실시간 검색을 장악하기에 이른다. 현정권의 실세인 이원형의 도덕성을 정면으로 거론했기에 토론 사회자였던 그는 회의가 끝난 후 작가 김유경 토론자 심문 후 이시우 이미 동재와 중국집에서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자신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잠까지 잤던 시인 이민주가 문학세상 최재학 대표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하지만 어쩐지 중국집에서 오고 가는 말들이며 최대표가 민주에게 하는 짓들이 읽는 내내 불편해 보였다. 최대표의 스킨십을 단호하게 처단하는 민주! 그런 민주는 김지성에게 사랑한다고 모든 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고백하는데... 과연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지성은 지난밤 일을 기억 못하는 거지? 민주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그를 점점 조여오는데... 25년을 알고 지낸 둘 사이가 급작스럽게 변한건 민주의 자살이 있고 나서부터였다. 알 수 없는 기억들로부터 자신이 살인자가 아니라고나는 강간범이 아니라고 외쳐대는 이 남자.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소설은 인간의 내면을 한없이 들여다본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도 미투 열풍이 불었다. 자신이 겪었던 수치스러운 일들을 세상에 알리는 순간 뒤따라 왔던 또 다른 피해자들 그렇게 미투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미투 당사자는 사실이건 아니건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순간 그의 인생은 왠지 낭떠러지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순간 여러 곳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지성인 김지성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민주의 미투 고백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배운 자들의 위선이라고 해야 하나 가진 자들의 갑질이라고 해야 하나 윗사람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과연 진실은 있었을까? 하룻밤 민주와 보냈던 그날 밤을 기억하지도 못한 채 결백을 주장하는 지성의 모습이 왜 안타깝기보다 보기 부끄러웠던 나만이 그럴까? 왜 그들은 그것이 정당하다 생각하는 것인지 왜 자신들이 하는 행동들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는지...


남성과 여성 강한 자와 약한 자 부와 권력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지금 이사회가 안타깝기만 하다. 정악은 작가는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깔린 전반적인 인간의 모습들과 내면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을 같이 펴냈다.


이 책 또한 같이 읽어보면 하나의 이야기를 두 부류의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이라는 모습이 때로는 선과 악이 공존할 때가 있듯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렇게 밖에 보일 수 없었던 인간들의 이중성에 대해 위선적인 인간들의 연민에 대해 다시금 현실적으로 독특하게 표현해낸 소설이라 생각되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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