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윤동주에 있어서 밤은 우주와의 교류이며, 부재자와의 응시이며, 대화의 연속이었다. 그는 대부분의 시를 이러한 밤의 인상과 의식의 주변에서 결정한 것이니 그것은 그에게 내재한 투명 의식이 암흑적 정경 속에서도 충만한 까닭이었다.
p389
윤동주 시인은 내가 처음 접한 시의 주인공이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은 아직도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시집이다. 그런 윤동주 시인의 책 윤동주 살아있다를 만났을 때는 감회가 새로웠다. 정작 내가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더 알고 싶어졌다. 윤동주 시인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영향력 있는 위대한 인물이었는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더 궁금해졌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진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자료들은 물론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이야기들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뜻으로 세상에 나온듯 싶다.가슴아픈 시를 시작으로 그렇게 윤동주 시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는 그야말로 어찌 보면 참 옥스러움 자체였다. 식민지 시대에 그 비참함을 오롯이 감당해야만 했던 그의 삶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옥중에서 그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하며 많은 글을 썼던 것일까? 저자는 윤동주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지금까지도 시인을 기리고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윤동주 살아있다는 1부 윤동주 관련 취재물 2부 윤동주를 추모하는 유족, 친구, 선후배들의 추모기로 생애 관련 해외자료와 취재한 것, 3부는 윤동주를 주제로 한 평 전, 평문, 마광수의 박사학위 등, 4부는 윤동주 관련 증언들, 5부는 윤동주 판결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지 못했던 그의 역사 앞에 한없이 고개가 숙여졌다. 조금 더 그를 기리지 못한 점 조금 더 그의 글에 관심 갖지 못한 점들이 생각났다. 대학교에서도 빠짐없이 배웠던 너무나도 유명했고 배울 것이 많았던 그의 시들이 다시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은 윤동주 시인 순절 77주년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 앞에 그의 글이 자리 잡고 있음이 너무나도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의 인생을 되짚어 보자니 한없이 죄스러운 마음도 드는 건 사실이다. 한 줌의 재로 일본에서 다시 조국에 돌아오기까지 그의 존재가 그렇게 비참해지기까지 그의 아버지가 한 줌 재가된 그를 품에 안고 조국으로 돌아오는 그 여정이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남달랐던 윤동주 시인, 일본 우지 강변에서 아리랑을 부를 때 윤동주 가슴속에서는 어떠한 생각이 들었을까? 고향에 대한 사무침을 글과 노래로 위로했을 그를 떠올리니 먹먹한 가슴은 어쩔 수 없었다. 전쟁이라는 삶 속에서도 글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고 조국을 위해 희생되었던, 조국이 해방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썼을 그의 시들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아마도 나처럼 생각하는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그의 진중함 속에서 모국을 향한 그의 마음을 시대를 향한 회의를 평화를 갈망했던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시에 담겨있다. 윤동주의 순수하고 맑았던 그 영혼들을 되새기며 오늘도 그의 시집을 꺼내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