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기도할 때

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 소미미디어

이 책은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현실 속에서 누가 누구에게 죄의식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믿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아지는 기분은 어떨까? 주인공은 믿었던 엄마로부터 아빠로부터 버림 받는다.육체적이 아닌 정신적으로 말이다. 물론 엄마 같은 경우도 아빠가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집을 나갔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다른 남자를 만나는 삶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믿었던 친구 하루 이티에게 배신당한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자신을 향해 폭력을 일삼는 루지를 그는 죽도록 죽이고 싶다. 그를 죽이고 자신이 죽는 것이 그의 복수인 셈이 되었다. 11월 6일이 되면 자살을 하는 학생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그들의 유서 속에는 폭력을 당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고등학생이 된 도키타 쇼헤이 역시 학교친구들로 부터 폭력을 당하는데...

그러던 중 나타난 피에로 페니! 도키타 쇼헤이는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페니에게 이야기해 준다. 그는 쇼헤이에게 목숨을 달라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과연 페니는 누구일까? 자신의 목숨을 가치 없게 생각해버리는 쇼헤이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가 자신을 배반하고 버렸으니 세상에 혼자 남겨져버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을 것 같다.

일본 작가의 소설이기는 하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다룬 이 소설이 눈을 감고 모르는 척 학교만의 이익을 위해 가해자를 감싸고 피해자를 오히려 죄의식에 휩싸이게 하는 현실에 큰 뉘우침을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읽으면서 하피스의 잔혹한 소녀들이 생각났다. 그만큼 학교폭력을 다룬 소설은 여전히 관심사에 놓여있다.

3년째 이어진 죽음의 도시. 학교폭력의 당사자인 도키타와 그 폭력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가자미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채워간다. 누구에게 나 생명은 소중할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하기도 모자란 삶이 폭력으로 얼룩져버려 인생을 놓아버리고 싶게 만든다면 과연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못하는것일까?

어느새 괴물이 되어만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씻을 수 없는 상처는 아마도 평생 가져가야 할 몫이 되어버린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딘가에서 힘겹게 자신의 생을 붙잡고 있을 피해자들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