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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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 블루홀 식스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너무 소중한 사람이 날 두고 떠나버린다면... 그것조차 상상만으로도 나에겐 너무 버겁고 슬픈 일이 될 것만 같다. <영원을 찾아서>라는 책을 보고 그저 첼로를 사랑하는 한 여자의 음악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내 예상은 빗나가고 이야기는 내가 지금 생각하는 영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되고 말았다.

꿈은 무엇이며 그 꿈을 내가 철저히 외면했던 적이 있었던가... 주인공 열여섯 와온이를 보며 생각해 보았다. 영원이라는 단어. 절대로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알려준 채와 와온이가 아홉 살 때 떠나버린 엄마. 엄마와 함께 남겨진 첼로,노래하는 법을 잊어버린 카니니아,새를 키우는 것을 싫어했던 지휘자 아빠, 그런 아빠와의 갈등은 나날로 심해졌다.

아빠가 딸과의 삶을 조금만 더 중요히 했더라면 와온이의 아픈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줬더라면 하는 생각은 책을 읽는 내내 겨속되었다. 와온이는 어쩌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토와라는 이름의 새도 엄마도 한순간 자신을 떠나갔음에 더 애처로웠는지 모르겠다. 지휘자로서의 명예를 안고 있는 아빠는 와온이와 탱글우드로 같이 떠나고 싶지만 그것은 아빠의 희망사항이었던 것일까? 보스턴 교향악단의 음악감독 취임이 결정된 와온 아빠. 그는 그의 꿈에 대한 갈망이 이루어져 마냥 행복할까? 와온이를 자신처럼 꿈을 이루게 하기 위한 마음이 어쩐지 와온 이에게는 닿지않는듯 하다.

딸의 꿈을 부모가 정해버리는 것은 어쩐지 나 또한 찬성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와온이 가족에게 나타난 마유미는 와온이의 새엄마가 되고 여느 엄마들처럼 와온 이에게 관심을 갖자 와온이는 엄마가 떠난 이후로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을 느끼게 되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와온 엄마 토키에가 인장지애로 인해 와온이를 떠나게 된 것도 마유미가 청각을 잃어 첼리스트를 관두게 된 것도 어쩌면 살면서 닥칠 불행에 나의 꿈을 빼앗겨 버린 인간의 모습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자신 때문에 첼로를 포기하게 만든 죄책감이 어쩌면 와온이의 꿈까지 망가뜨린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와온이에게 마유미를 보낸 엄마...다시 첼로를 키며 엄마 앞에서 연주를 하는 딸 와온의 모습에 눈물이 쏟아질뻔 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기로에 서기 마련이다. 꿈을 이룬 사람도 이루지 못한 사람도 좌절 앞에 무너져 다시 일어나는 사람도 주저앉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신 앞에 나타난 영원을 져버리기엔 너무 안타까운 것이 현실이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내 앞의 영원을 간직한 채 살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삶을 사는 게 커다란 힘이 되지않을까?

활이 현에 닿는 바로 이 순간 영원히 있다는 말이 와닿았던 것은 행복은 그리 멀리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행복을 찾기 위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바로 이 순간이 행복임을 느끼게 해주고 말해주고 싶다. 하라다 마하의 음악성장소설을 그렇게 나에게 영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었다. 어른이란 큰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와온이의 새엄마 마유미의 말이 아직도 가슴속에 담겨있다. 그 뜻을 되새기며 앞으로 계속 성장해나아갈 아이들을 엄마로서 굳은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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