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 유미리 장편소설 | 소미미디어
작가 유미리 님의 정체성을 확실시 보여준 작품이라 하여 더 기대가 컸던 소설이다.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부모 형제가 죽고 사라져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 우에노 역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그곳이 노숙자들에겐 하나뿐인 터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즈에게는 그러했다. 평범한 그에게 악몽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전까지는 그도 자신이 노숙자가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을터. 갑작스럽게 타지에서 들려온 아들의 죽음. 곧이어 그의 아내까지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불행은 연속으로 들이닥친다더니 가즈를 두고 한말인가? 인간의 삶이 어쩌면 이리도 한순간에 변할 수 있단 말인가. 도쿄의 우에노 역은 이제 그의 안식처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예전에는 역마다 공원마다 다리 밑만 서 노숙자들이 한데 모여 사계절을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땐 내가 너무 어려서 그랬을까? 노숙자라는 단어 조차 알지 못해 거지라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던 때도 있었으며 돈을 구걸하는 노숙자들도 허다했다. 요즘은 단속도 심해서 그런지 그 많다 노숙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도쿄 우에노 역은 그렇게 한 가즈라는 노숙자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가즈는 두 번의 도쿄 올림픽을 지켜봤다. 2020년 치러져할 올림픽이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1년 미뤄지면서 2021년 개최가 되었었다.
올림픽을 치르는 나라는 그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런 곳에서의 노숙자 이야기를 썼으니... 일본인들은 저자를 험담하기에 이르렀고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지 저자의 고통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것을 뒤로한 채 이 소설은 당당하게 2020전미 도서상 번역문학부문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한다. 그러나 가즈처럼 사람은 인생은 언제 어느 때에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지고 파도가 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 누가 가즈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손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노숙자 삶을 택한 그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