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인란 강력한 자석을,
그것에 들러붙는 수많은감정을 생각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행복했다.나는 불행했다.
나는 그런 것에 들러붙고 싶지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은 그 어느때보다 현실을 직관하고 통찰하는 단편들로 가득했다.
내가 유일하게 꼭 챙겨 읽어보는것이 수상작품집이다. 한시대를 가장 함축적으로 읽어낼수 있는 소설들이라고 생각했고 가장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를 출발로 총 7명의 작가님의 7편의 단편소설들...그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음성들이 상상되었다. 특히 최진영님의 <차고 뜨거운>단편소설은 마치 내가 느꼈을 나에 대해 엄마에 대해 아빠에 대한 느낌들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백배 천배 공감이 갔다.
아빠 엄마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그들이 보여줬던 삶을 지우기 위해 무단히도 애썼던 주인공.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물음속에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그 트라우마 자체를 없애기위해 주인공 나는 하루하루를 불안속에서 살고있는듯 했다.
어릴때는 그저 엄마가 너무 큰 울타리였기에 엄마가 원하는데로 지극히 따랐지만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며 키우는 과정에서 엄마가 된 나는 그때의 엄마를 이해할수 없었고 지금 또한 왜 나의 모든것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하는지 조차도 이해할수 없었다.
나도 엄마처럼 불행했어야만 엄마는 행복했던걸까?
어쩌면 말도 안되는 말들이 말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에 속수무책으로허무해질때가 많다. 사랑하는 부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모부부의 모습조차도 연기라고 집에서는 다를거라며 애써 진실을 바꿔버리고 싶어하는그녀에게 과거 엄마가 자신에게 했던 모든 말들과 행동들 지금의 행동들과 말들을 이해할수는 없어도 그녀는 어쩌면 엄마가 원하는 딸이 되기위해자신도 모르게 지금까지의시간들을 노력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꼭 자식을 위해 사는건 아닌것처럼 자식들도 부모를 위해 전부 희생하며 살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원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원하는 방식들의 삶을 살기위해 부모에게서 받았던 상처투성이 삶의 트라우마를 끊어버리려는 노력들만 있을뿐...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한 가정을 꾸린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이제 그만엄마의 인생을 살으시라고...그것이 어쩌면 내가 보았을때 엄마의 행복 같았다.하지만 아직까지 자식을 놓지 못하는 죽어서까지 자식위해 살다가실 부모님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올뿐이다.
한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많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듯하다. 다른 책들도 너무 재밌고 감동적인 책들이많지만 매년 공감가는 주제들로 씌여진 수상작품집으로한해를 마감하는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