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인 내전 - 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
앤터니 비버 지음, 김원중 옮김 / 교양인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내내 마음이 아팠다.이미 결론을 알고 있으므로..,
스페인 공화파가 가졌던 꿈과 이상이 처절한 결말을 맞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이책을 읽기 전까지 나에게 스페인은 축구의 나라 (메시와 호날두),산티아고 가는길의 종착지,따뜻한 햇볕이 무한정 내리쬐는 관광지정도로 기억되었던것 같다.20세기 이념전쟁의 한복판에 서구에서는 스페인이 있었고,동족상잔의 비극이 해방후 한국에서만 처절하게 벌어진줄 알았는데 스페인 역시 엄청난 전쟁을 치렀다.
스페인 내전시 공화군의 지휘부는 역량부족이었다. 모로코에서 부사관정도의 군사경험이나 모스크바 단기군사학교 출신들이 군단장으로 30개 대대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데 당시 전차와 전투기를 활용한 새로운 전투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돌격앞으로 방식의 옛날방식으로 전투를 치러 막대한 인명손실을 초래하였다.물론 프랑코쪽도 구시대방식의 군인들이 많았지만 최정예병력인 아프리카군단과 당시 세계최고수준의 독일의 군사지원을 받고 있었기에 현대전의 전투에서 앞서갔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전쟁당시에도 비슷하게 벌어졌다.북한군의 주요사단장들도 옛날 항일빨치산시절 중대장정도의 지휘를 해본게 다인데,현대화된 사단병력을 지휘하는데 역량의 한계가 있었다.물론,당시 남한군 사단장들도 비슷한 처지였지만,그래도 일본군에서 장교로 활동을 했었고,제공권을 장악한 미군의 도움을 받았기에 전투력에서 앞설수 있었다.
회자되는 말이 틀린게 없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당시 공화군은 아나키스트파,자유주의파,공산주의파등으로 나뉘어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단합하지 못했다.물론 프랑코쪽도 팔랑헤당과 카를로스파등으로 나뉘어져 있었지만,전통적으로 보수쪽은 힘있는자에게머리를 간단히 숙이는 경향이 있다.통일성과 분열.당시 프랑코측의 국민군과 공화군의 차이다.
이책을 읽는내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공화파들이 주장하는 신념과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으며 공화군이 만약 승리하였다면 유럽에서 파시즘의 확대를 막아낼수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리고,국제여단의 활동등을 보아도 세계적으로 연대된 자유,평등,인간존중등의 기본가치들이 공유되는 전쟁이었음에도 공화파 지도부의 무능,영국,프랑스의 방관에서 오는 무기의 열세,적전앞에서의 분열등으로 고귀한 가치와 수많은 인명이 스러져갔다.그후 스페인은 40년동안 프랑코독재정권의 발아래 놓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영화에서 안젤모(공화파 게릴라)라는 노인이 다리를 파괴하기 위해 초소를 지키는 국민군병사를 사격하고나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적이기에 죽이기는 하지만,휴머니즘이 마음 깊이 자리잡은 농촌의 순박한 노인의 모습이다.
기득권(카톨릭,지주)에 저항하여 분연히 일어나 한때 인민정부를 세우기도 했던 스페인,
그 실패에서 진보는 많은것을 배워야한다.
숭고한 이념과 가치도 적과의전쟁에서 이겨야 그것을 실현할수 있기에...,
스페인내전에서 공화파가 파시스트에 패한걸 보면서 다시한번 중국의 모택동전술의 위대함을 엿볼수 있다.중국역시 20세기 이념전쟁의 한복판에 있었으며,스페인내전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다.초기 소련파의 득세에 따라 광동등 대도시봉기에서 처절하게 패배를 맛본후 모택동은 근거지를 농촌으로 전략을 게릴라전술로 바꾼다.전력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전면전으로 붙은 스페인공화파에 비해 훨씬 영리한 전략이었다.결국 장정2만리를 쫓겨다니지만 궁극적으로 농촌을 근거지로한 전략으로 최후의 승리를 거두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킨다.걸출한 지도자의 부재가 다시한번 아쉬운 대목이다.
공화파가 내전에 패하면서 수십만명이 파시스트의 총칼아래 무참하게 학살되고,수용소로,해외이민으로 디아스포라가 진행된다.비록 결과적으로 진 전쟁이지만 불리한 조건에서도 평등의 기치를 내걸고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공화주의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