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빙빙이 > 신체악극 <빨간구두> 후기
7월 21일 수요일 공연을 봤습니다.
신체악극이란 말은 처음 들어봐서 어떤 공연일지 궁금했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빨간구두를 신은 여배우가 나오길 기대했는데 이럴수가? 웬 남자배우가 나와서는 황당한 말을 하는 겁니다.
"주인공 여배우가 아직 도착을 안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누군지 몰라도 참 간큰 주인공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계속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무대에 나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공연은 취소되고 말 것인가..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공연을 1시간 반동안 아주 흥미진진하게 진행됐죠?
어떻게요? 직접 보시는 게 더 재미있을 겁니다!!
음악에 맞춰서, 음악이 눈에 보인다면 꼭 저럴 아주 적합한 안무를, 그것도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고난이도 안무를
선보입니다. '빨강'이라는 유혹의 색과 '구두'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만난 <빨간 구두>는
겉모습이 중요한 요즘 사회를 적확하게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그 구두를 신게 되자 춤을 출 수 밖에 없는 여주인공..
발을 자르고 나자 줄이 엉킨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제 몸을 가눌 수 없는 여주인공..
이 모든 모습은 허영이 허영인지 모르고 진정한 삶을 망쳐버리는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쪘으면 한다"고 말하는 여주인공의 몸을 보며
저는 '난 당신의 몸처럼 예쁘게 마르고 싶어요..'라고 속으로 외쳤답니다.
'진정한 나 자산이 되자'가 이 작품의 주제인데 저는 오히려 정반대로 그들의 멋있는 모습이 정말 부럽더라고요.
안무 하나 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여운을 남기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게 신체악극의 매력이며 <빨간 구두>의 매력입니다.
또 보고 싶네요!
좋은 기회를 주신 알라딘 관계자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