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나의 닻이다 - 김수영 50주기 헌정 산문집
염무웅.최원식.진은영 엮음 / 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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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해서 사랑받는 시인이 몇 떠오른다.

김소월, 윤동주, 김수영, 기형도, ....

주관적으로 보자면 김소월은 이미 좀 멀고, 윤동주는 시인보다는 어떤 '순수'의 상징으로, 기형도는 재능도 물론 아깝지만 뭔가 비감(悲感)이나 우수 어린 '포즈'의 표상으로?

그들 중 추구하던 문학의 현재적 의미가 항상 되물어지는 시인은 역시 김수영뿐인 듯하다.

 

"김수영 50주기 헌정 산문집"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 실린 대담과 18편의 산문, 1편의 시는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김수영 또는 그의 글과 만난 이들이 그 만남의 의미를 반추하며 나눈 대화와 쓴 글을 모은 것인데, 모두가 김수영 문학의 현재성(그리고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는 데 참조해야 할 문학적 태도)을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한 편 한 편 읽어 가노라면 왠지 김수영의 글을 혼자서도 이해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든다는 것이 이 책 독서의 부작용인데, 정작 그의 시와 산문을 홀로 마주한 때가 섬광 같은 깨달음의 순간일지 다시 오리무중일지는 실행을 통해서만 알 수 있을 터이다.

 

표지 이미지로도 쓰인, 책 첫머리의 사진에 자꾸 눈이 간다. 언젠가 한번은 꼭 만나고 싶었을 사람, 천생 시인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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