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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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잘할 수 있겠지. 가치 있는 모든 일이 늘 그렇듯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결국은 잘하게 될 것이다.
(187p)

밤이라는 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은 마치 오늘 하루는 이대로 끝이라는 듯 커튼을 닫고 침대로 향한다. 밤 역시 낮만큼이나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니까.
(4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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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마트 한켠에 디엔에이믹스(DNA MIX) 라는 기계가 생긴다. 2달러를 낸 후 면봉으로 볼 안쪽을 문지른 후 넣으면.. 두근두근, 내가 가능한 신분을 말해주는 파란 종이가 출력된다. 어느새 디어필드 마을 사람들은 이 기계의 말도 안되는 결과에 흥분하고 어제와 다른 하루를 살아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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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어릴 적 수학여행 갔을 때 천원인가 내고 손바닥을 쫙 피고 있으면 손금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 이런 기계가 떠오르는데? ㅋ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결과에 대해 떠들고 갑자기 직업을 바꾸려하며 꿈을 찾으러 떠난다고 설레여한다. 마술사, 목수, 뮤지션, 운동선수, 카우보이, 왕족… 등등 다양한 직업들과 형용사들이 난무하는 이 기계를 진짜로 믿는 이도 있지만 그보다 극적인 재미, 혹은 현실을 잠시 벗어나는 일탈을 안겨주는 듯하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건 죄가 아니니깐!

지금 내 인생이 진짜가 아니길 바란 적이 있었나.(놉) 어릴 적 막연히 꿈꾸었던 것이 나의 진정한 삶이라는 결과를 만난다면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노멀한 이대로가 충분히 좋으니깐 (슬픈 건 어제까지 안녕)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않을까.

애플TV 드라마로 올 해 상반기 방영이 확정되었다는 이 소설, 겨울날 뭉근한 감동과 온기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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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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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절하게 원하는 건 바로 이런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보고 웃는 것. 비슷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나에게 기쁜 마음을, 성실한 마음을,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외롭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망하고 계속 망할 뿐이라는 평범한 삶을 기꺼이 살아갈 수 있다.
(229p,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시리즈의 시작은 백신애와 최진영 이었다. 나에겐 생소한 이름이었던 백신애 작가는 하룻밤 만에 희갈겨 쓴 단편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시대를 겪은 유학파 신여성으로 책에는 #광인수기 #혼명에서 #아름다운노을 까지 총 3편의 대표작이 실렸다. 이 중 아이가 있는 삼십 대 여인과 십 대 소년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을 이야기한 ‘아름다운 노을’은 시대적으로 충격적인 소재였을 듯 싶다. 아주머니로 불리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생생하다.

그리고 이 소설과 이어진 최진영 작가의 소설 #우리는천천히오래오래 는 현대버젼답게 매끄럽게 전개된다. 서로에게 끌리는 순희와 정규의 대사와 행동이 풋풋한 커플처럼 느껴져 나이 차이같은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데이트 약속을 잡고 설레는 두 사람에게 우주의 기운이 불어오길.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학적인 시도 너무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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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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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역 작가 23인의 소설에 관한 짧은 글들이 모였다. 소설가들의 일상과 나름의 체력관리, 글이 안 써질 때의 괴로움 등등 솔직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아마도 작가분들이 직접 찍었을 영감을 주는 공간이나 책탑이 쌓인 작업실 풍경에서는 친근함마져 느껴졌다. (나만 책들이 정리가 안된게 아니었어)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역시나
‘아, 소설 읽고 싶다.’ 인 듯.

소설을 쓰고 읽으면서
나는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습니다.
계속하여, 꿈을 꿀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글 부터 두근두근)

계속 써주세요, 계속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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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 우리는 운명의 파트너야!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KeG 그림, 김정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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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 십년가게 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태양의 마녀 시리즈는 기대만큼 재미있었다. 식빵 같이 짧고 귀여운 봉봉은 너무 귀엽고 (계속 말할 때 봉봉은~ 봉봉은~ 이렇게 3인칭으로 말함. 개귀욤) 초보마녀 나코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흐믓하다. 마녀의 이야기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법!
딸아이도 나도 둘다 만족스러웠던 나코 시리즈.
태양의 마녀 나코 시리즈는 최근 4권도 발간된 듯하다.
부지런히 다음 이야기도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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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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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에게 유산으로 양양에 있는 해변아파트를 받은 (부럽다아) 제이는 에어비앤비라도 해서 돈을 벌자는 생각을 하고 인스타그램을 뒤진다. 그리고 여름엔 물 반 사람 반 이라는 서핑의 성지 양양에서 서핑을 배우게 된다.

엄청난 균형감각과 근육, 운동신경이 있어야 보드 위에서 설 수 있다기에 도전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서핑. 전신에 쫙 달라붙는 서핑복도 민망하지만 일단 수영도 못하니 말 다했..;; 하지만 주인공은 어쨌든 해변아파트가 생겼으니 금광에 금 캐러 가는 심정으로 연말에 서핑수업에 나가본 것이다. 한겨울의 바다는 조용하니깐.

그리고 인생에서도 새로운 파도를 타게 된다. 작은 파도라도 하나를 타기 시작하면 흐름을 잡는 것이기에 허리를 쭉 피고 두 발에 단단히 힘을 주고 준비를 한다.

서핑도 인생도 똑같다. 번아웃이 왔다거나 어쩔 수 없다거나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거나… 이유야 어쨌든 시작이 반이라니 우선 시작을 해야겠지. 이번 파도는 놓치지 않겠다는 비장하지만 경쾌한, 한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이게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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